[한상숙기자] 예상 밖의 치열한 마운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한 KIA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우세할 것이라 점쳐졌지만 SK 선발 투수들 역시 호투를 펼쳐주고 막강 불펜이 정상 가동되면서 흥미로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려했던 SK 선발진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그렇지 않아도 탄탄한 불펜의 힘이 배가되고 있다. SK는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2승1패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차전 선발이었던 김광현의 성공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맞상대가 올 시즌 투수 4관왕 윤석민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윤석민의 판정승이었다. 이날 윤석민은 완봉승을 눈앞에서 놓치며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4.2이닝 4피안타 3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88구를 던진 김광현은 한계 투구수 때문에 더 이상 경기를 책임지지 못했다. 그래도 SK는 김광현 강판 후 불펜진이 버텨줘 접전을 이어갔으나 9회 차일목의 만루홈런 한 방에 승부가 갈렸고, KIA의 5-1 승리로 끝났다.
1차전서 패한 SK는 2차전은 반드시 잡아야 했다. 상대 선발 로페즈와 맞선 송은범의 활약이 중요했다. 이날 송은범과 로페즈는 똑같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해온 로페즈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시즌 대부분을 중간투수로 뛰었던 송은범의 선발 역투도 만만치 않았다.
SK는 5회초 송은범이 최희섭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0-2로 뒤졌으나 타선의 활약으로 연장 승부로 몰아간 끝에 11회말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구위가 떨어져 이만수 감독의 걱정을 샀던 고든도 3차전 선발을 맡아 제 몫 이상을 해냈다. 경기 전 이만수 감독 대행은 "고든이 5회까지만 버텨줬으면 좋겠다"며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든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냈다. 피안타 2개, 볼넷은 1개만 허용하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상대 선발이 SK전에서 워낙 강했던 서재응이었기에 고든이 초반 무너진다면 3차전을 내줄 확률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고든이 경기 절반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SK는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엮어낼 수 있었다. 6회 안치용이 2타점 적시타로 뽑아낸 리드를 후반 잘 지켜낸 불펜의 위력은 여전히 안정적이었다.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엄정욱 등 막강 불펜뿐 아니라 선발 투수들의 예상 밖 선전을 앞세워 승리를 쌓아간 SK,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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