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박주영(26, 아스널)과 지동원(20, 선덜랜드)은 공통점이 많다.
한국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라는 것. 최고의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것. 그리고 현재 소속팀 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마저 비슷하다. 최근 박주영과 지동원은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 그라운드를 밟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박주영과 지동원의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 모두 떨어진 상태지만 국가대표팀에서 박주영은 제역할을 하고 있고 지동원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주영과 지동원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함께 선발 출전했고 박주영은 선제골을 넣으며 제역할을 다해냈다. 박주영은 국가대표팀 4경기 연속골을 작렬시켰다. 그런데 지동원은 끝내 침묵했다. 결정적 기회도 놓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관전하던 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박주영과 지동원 모두 소속팀 경기를 뛰지 못해 몸상태가 좋지 않다.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의 프리킥을 보면 그의 몸상태를 알 수 있다.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다. 아직 몸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동원의 몸은 더욱 무겁다. 전반전에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며 박주영과 지동원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같은 상황인데도 박주영과 지동원은 다른 모습을 보였고 결과도 엇갈렸다. 물론 대표팀 경험과 팀 내에서의 위치 등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 두 선수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자신감'이다. 박주영은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반면 지동원은 위축돼 있었다.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지동원을 자신감 저하로 이끌게 된 것이다.
UAE전이 끝난 후 만난 지동원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이 영양을 미쳤다.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더 끌어올려야 하고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고 내가 너무 못했던 것 같다.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훈련을 많이 하는 방법뿐이다"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지동원은 "(박)주영이 형은 훈련을 할 때도 항상 몸이 좋다고 말해왔다. 자신감도 넘쳤다"며 같은 상황이지만 박주영은 자신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동원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될 당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극복을 하려고 한다. 경기에 뛰지 못하지만 경기에 뛰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할 생각이다"며 다부진 의지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동원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지금 소속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더라도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부릴 줄도 알아야 한다. 선배 박주영이 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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