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선수단은 2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모자와 헬멧에 일제히 번호 '10'을 새겨넣었다. 전날 경기 도중 왼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조동화의 등번호다.
경기 전 선수단 미팅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해 오늘은 꼭 이기자"는 격려가 오갔다. 그리고 이날 조동화가 빠진 외야 라인은 안치용-임훈-박재홍으로 구성됐고 이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단단한 각오를 다졌다. '다친 (조)동화의 몫까지 뛰어야 한다.' 경기 내내 이같은 집중력은 SK 선수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이는 경기력으로 직결됐다. 전날 롯데에 4-5로 패하면서 순위가 뒤바뀐 SK는 이날 대타 최동수의 결승타 등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SK는 다시 롯데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조동화의 공백으로 우려를 모았던 외야 수비도 큰 문제가 없었다. 특히 6-2로 앞선 8회말 첫 타자 강민호의 좌측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간 큼지막한 타구를 점프해 잡아낸 안치용의 호수비는 일품이었다.
안치용에게는 특별한 하루였다. 그의 원정 룸메이트는 조동화다. 부상을 당한 조동화가 병원으로 후송된 후 혼자 호텔을 지키는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너무 속상하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 같은 마음이다. 더구나 나는 룸메이트라 더욱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친 조동화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안치용은 "박재상과 김강민이 오기 전까지는 내가 외야수로 출전할 것 같다.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이같은 집중력은 경기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SK는 0-2로 뒤지다 6회말부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6-2 역전승을 거뒀다. 안치용은 "조동화의 부상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면서 의욕을 불태웠다.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에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이유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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