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이호준과 KIA 차일목이 나란히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팽팽한 2위 싸움에 더욱 맹렬할 불꽃을 피워올렸다.
이호준은 18일 문학 한화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호준은 2회 2사 만루서 상대 선발 송창식의 초구 직구를 밀어쳐 우월 만루포를 터뜨렸다. 개인 통산 5번째 그랜드슬램으로, 지난 2005년 7월 20일 문학 KIA전 이후 약 6년 2개월만에 터뜨린 만루홈런이다.
이호준은 이후 3회 2사 만루에서도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한 경기 6타점은 2004년 8월24일 인천 LG전 8타점 이후 개인 최다 기록이다. SK는 이호준의 활약을 앞세워 3위 롯데와 승차 없는 2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같은 날 광주 LG전서 KIA 포수 차일목의 방망이도 폭발했다. 3-3으로 맞선 채 돌입한 연장, 11회말 만루 상황. 차일목은 LG 구원투수 임찬규의 초구 체인지업을 힘차게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데뷔 첫 만루 홈런이자,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프로야구 통산 5번째 연장 끝내기 만루포 진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차일목의 천금같은 활약으로 4위 KIA는 아직 끝나지 않은 4강권 순위 경쟁을 본격 예고하고 나섰다. SK나 KIA 모두 상승 분위기라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시즌 더욱 치열한 2위 다툼이 기대되고 있다.
이날 SK는 올 시즌 팀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주춤했던 방망이의 완전한 회복세를 확인했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로 바뀐 뒤 첫 5연승을 올린 지난 10일 전후로 타율 변화가 눈에 띈다. 9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팀 타율 2할3푼7리로 6위에 머물렀으나 11일 이후 2할9푼9리를 기록, 두산과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2위 SK에 불과 1.5경기차 뒤진 KIA도 아슬아슬한 승차를 이어가며 2위 싸움에서 아직 밀려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휴식 후 힘을 비축한 서재응이 선발 등판해 6.1이닝을 3실점으로 막은 뒤 심동섭과 손영민이 무실점 계투해 연장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무엇보다 팀의 주장인 포수 김상훈이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으며 포스트시즌 출전이 무산된 상황에서 안방마님을 맡고 있는 차일목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준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KIA는 휴식 후 맞은 첫 경기서 차일목 덕에 2위 싸움의 동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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