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에게 물린 LG, 5위도 위태롭다!

[권기범기자] 박종훈 감독의 속도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지켜보는 LG 팬들도 허탈할 지경이다. 중요한 시점에서 반드시 꺾어야할 상대를 만났지만, 내리 2패를 당했다.

그 결과 4강 재진입 꿈은 가물가물해졌고, 자칫 5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LG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김성현의 6이닝 2실점 호투 속에서도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2-5로 패했다.

7회초 구원등판한 이상열(2자책)이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 3루타를 얻어맞았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선규도 2사 3루서 김동주를 내야땅볼 유도했으나 1루수 이택근의 아쉬운 플레이로 행운의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추가실점했다. 9회초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내준 1실점은 막판 추격동력마저 잃게했다.

갈 길 바쁜 LG로서는 중요한 고비서 두산에게 덜미를 잡힌 꼴이 됐다. 4위 SK가 이만수 감독대행체제로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 5위 LG는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잠실에서 두산을 만나 내리 2패를 당했다. SK와의 승차를 줄이는 것은 고사하고 이젠 6위 두산에게마저 1.5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LG는 남은 시즌 두산과 무려 6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나머지 7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상대해야 하는 팀이 두산이다. 그런데 4강 의욕을 잃어버렸던 두산이 LG전 2승으로 5연승을 내달리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자존심을 위해 5위 자리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이날 SK는 목동에서 넥센을 1-0으로 꺾었다. 4위 SK와는 5.5게임차까지 벌어졌다. 넥센에게 무너져 4강에서 멀어진 LG가 이번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두산에게 다시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LG 박종훈 감독은 "내일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패장의 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