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경기력을 회복한 '캡틴'의 기세가 대단하다.
'중동킬러' 박주영(26, 아스널)이 또 다시 골맛을 봤다. 박주영은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프랜드십 앤 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서 골을 터뜨렸다.
지난 2일 레바논전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한국의 6-0 대승을 이끌었던 박주영은 3차 예선 첫 고비였던 이날 쿠웨이트전에서 깔끔한 결정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 날개로 나선 박주영은 오른쪽의 남태희와 쉼 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쿠웨이트 수비진을 홀렸다. 40도를 오르내린 무더위 속에 많이 뛰어다니기보다는 적절한 공간 이동을 통한 연계플레이에 중점을 맞추며 체력을 아꼈다.
전반 8분 이용래(수원 삼성)의 발에서 시작된 볼이 남태희(발랑시엔)에게 연결됐다. 남태희는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패스했고, 지동원(선덜랜드)이 두 발 사이로 흘린 볼이 공간을 찾아 들어간 박주영에게 연결됐다. 박주영은 지체없이 오른발 강슛을 시도했고 시원스레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의 영리한 움직임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14분 남태희가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수비수 뒤쪽에서 돌아 들어가며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 정면으로 가긴 했지만 역시 박주영다운 기민한 플레이였다. 이후에도 박주영은 주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최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 등 팀 전체를 컨트롤했다.
박주영은 지난 2005년 6월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쿠웨이트를 상대로 골맛을 보며 본선행을 이끈 좋은 기억이 있다.
앞선 레바논과 1차전에서 100%의 몸상태가 아님에도 A대표 첫 해트트릭을 해냈던 박주영은 이날 쿠웨이트전에서도 이름값을 해내며 조광래호의 브라질로 향하는 길에 등불 역할을 톡톡히 했다.
A매치 기록도 준수하다. 총 55경기 출전해 21골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무려 9골을 중동팀을 상대로 작렬했다. 레바논전이 3골로 가장 많고, 이날 한 골을 추가하며 쿠웨이트전에서는 통산 2골이 됐다. 이 외에도 요르단전 2골,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한 골씩 넣었다.
열사의 땅에서 이름값을 해낸 박주영이 아스널 이적 파워를 마음껏 과시한 한 판이었다. 동시에 그간 이적 문제로 저하됐던 경기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리며 아스널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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