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1980년대 쿠웨이트는 아시아축구의 중심축이었다.
1980년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쿠웨이트는 1982년에는 아시아를 대표해 스페인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아시아 축구의 강자로 군림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도 쿠웨이트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1980년 9월 아시안컵 결승에서 쿠웨이트에 0-3으로 패한 후 1990년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승리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한국은 쿠웨이트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4전 2무2패로 한국은 쿠웨이트만 만나면 작아졌다.
하지만 쿠웨이트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하락세를 걷더니 2000년대 들어와서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나 2007년에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FIFA(국제축구연맹) 총회가 쿠웨이트에 국제대회 참가 정지라는 징계를 내리는 사태까지 맞기도 했다.
징계가 풀려 국제대회에 복귀한 쿠웨이트지만 그 기량은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즉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쿠웨이트의 모습을 지금은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쿠웨이트는 1980년대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지금까지 오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쿠웨이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쿠웨이트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1980년대 전성기적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2010년 서아시아컵 우승, 그리고 2010년 걸프컵 우승 등 쿠웨이트는 조금씩 결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란 투페즈지치 쿠웨이트 감독은 쿠웨이트가 달라졌다고 확신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 한국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투페즈지치 감독은 "쿠웨이트가 최근 정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많이 준비했고 걸프컵에서 우승을 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동기부여도 크게 되고 있다. 지금 쿠웨이트는 좋은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또 많은 국민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며 달라진 쿠웨이트 축구를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대표선수로 동석한 아티키 역시 "지금 쿠웨이트 대표팀은 국가의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또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따기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며 쿠웨이트의 변화를 강조했다.
투페즈지치 감독이 이끄는 쿠웨이트 대표팀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조금씩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넘치고 예전 전성기를 누렸던 긍지도 찾아가고 있다. 그러자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쿠웨이트 축구의 부흥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쿠웨이트는 지난 1월 2011 아시안컵에서 출전해 3전 전패로 예선 탈락했다.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중국과 함께 A그룹에 속했으나 쿠웨이트는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하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진정 쿠웨이트가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가장 최근 열렸던 국제대회였던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은 쿠웨이트가 여전히 미완의 전력임을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과연 쿠웨이트는 달라진 것일까, 달라지지 않은 것일까. 1980년대 전성기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일까, 여전히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아시아의 '강호' 한국과 상대해 보면 그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축구를 상징하는 한국이기에 한국과 싸워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쿠웨이트 축구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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