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비상사태다. 위태로웠던 SK 선발진이 엄정욱의 손가락 물집 부상까지 발생해 더욱 위기를 맞았다.
엄정욱은 30일 문학 LG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을 채 마치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구위는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2.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그런데 오른 엄지손가락 안쪽에 물집이 잡히면서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워졌다.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손가락 이상 사인을 보낸 엄정욱은 더 던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며 다시 피칭에 돌입했다. 이후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서동욱을 1루 땅볼로 잡아낸 엄정욱이지만 통증 때문에 더이상 경기를 책임지지 못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엄정욱은 지난 24일에도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했었다. 당시 엄정욱은 문학 두산전에 선발 출전해 5.2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최다인 104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이닝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엄지 손가락 물집으로 아쉽게 교체되고 말았다. SK 관계자는 "엄정욱이 원래 물집이 잘 잡히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회복 속도다. 24일 물집 부상을 입은 엄정욱이 정상 로테이션대로 30일 등판했고, 결국 같은 부위에 다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만약 다음 선발 로테이션대로 정상 출전해 또 부상을 당한다면 상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위험부담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30일 경기 종료 후 김상진 투수코치는 "앞으로 몸상태를 지켜본 뒤 등판 날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버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2군으로 내려갔고, 에이스 김광현은 자리를 비운 지 오래다. 30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만수 감독대행은 "고정된 선발은 고든과 엄정욱, 2명뿐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최근 팀에서 엄정욱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7월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엄정욱은 8월 들어 5경기에 나와 2승1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안정권에 접어든 모습이었다. 그런데 글로버가 빠지면서 선발진 공백이 생긴 시점에 엄정욱마저 예상치못한 부상을 당하며 고비를 맞았다.
감독 교체로 어수선한 SK에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제 SK에 남은 선발은 시즌 도중 데려온 용병 고든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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