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롯데가 2011시즌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팀이 되고 있다. 팀 순위는 아직 3~4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정도지만,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보다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폭풍의 여름'을 보내며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8일 목동 넥센전서 6-3 승리를 거두며 다시 3위로 올라섰다. 이날 광주 KIA전에서 패한 SK를 반게임차 4위로 끌어내리고 순위가 한 계단 올라선 것. 3위에서 2위가 된 KIA와의 승차는 그대로 1게임을 유지해 추격 가시권에 붙잡아뒀다.
2~4위에 뭉쳐있는 KIA 롯데 SK는 앞으로 매일같이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그 가운데서도 롯데가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올 시즌 워낙 롤러코스트 행보를 보여온 탓이다. SK는 줄곧 선두를 달리다 김광현의 이탈 등 여러 악재에 김성근 전 감독의 전격 경질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겹쳐 순위가 점점 떨어진 상태. KIA는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온 팀이다.
반면 롯데는 부침이 심했다. 시즌 개막 후 첫 달을 7위로 출발했고, 5월 반짝 상승세 후 6월엔 다시 추락해 한때 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7월 13승(6패)을 올려 다시 상승세를 타더니, 8월 들어 15승(6패)을 수확하면서 롯데는 화끈한 야구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차근차근 끌어올린 순위가 어느새 3위가 됐고,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걱정 대신 플레이오프 직행 여부를 따지는 위치까지 확보했다.
롯데의 이런 여름 상승세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원활하게 돌아가는 선발 로테이션, 뒷문 걱정을 없앤 김사율의 마무리 정착, 분발하고 있는 임경완 강영식 등 불펜진, 그리고 폭발력을 잃지 않고 있는 활화산 타선 등등.
그 가운데서도 롯데 공격의 첨병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톱타자 전준우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롯데는 지난주 6경기서 5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사직 KIA전을 싹쓸이했고, 목동 넥센전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 6경기서 톱타자 전준우의 활약은 눈부셨다. 타율이 무려 4할5푼(27타석 20타수 9안타)이나 됐고 4타점 5득점을 올렸다. 볼넷도 7개나 얻어냈다. 주간타율 4할5푼은 삼성 김상수와 함께 전체 1위에 해당하는 호성적. 또한 전준우는 27번 타석에 들어서 9안타 7볼넷으로 16차례나 살아나갔으니, 이보다 더 좋은 톱타자가 어디 있을까.
현재의 기세만 놓고 보면 8개구단을 통틀어 좌타자인 이용규(KIA)와 함께 우타자인 전준우가 가장 돋보이는 톱타자로 팀 공격의 활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전준우는 톱타자로 올 시즌을 맞지 않았다. 롯데에는 김주찬이라는 호타준족의 걸출한 톱타자감이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김주찬이 부상을 당해 장기간 결장하면서 전준우가 부담스런 1번타자를 떠맡게 됐다. 공격적인 성향이 너무 강해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전준우는 적응기를 일찍 넘어서며 이제 롯데 톱타자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모습이다. 실제 김주찬이 부상 회복해 복귀한 뒤에도 전준우가 1번, 김주찬이 2번에 배치되고 있다.
최근 좋은 타격감으로 29일 현재 전준우는 시즌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하며 3할타율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1안타로 최다안타 부문 2위, 79득점으로 득점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뿐만 아니라 전준우는 홈런을 9개나 날리고 있으며 2루타 33개에 3루타 5개 등 장타력도 갖췄다. 30번 시도해 21번 성공한 도루수가 톱타자로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발야구보다는 중심타선의 한 방에 의한 해결능력에 주로 득점력을 의지하는 롯데 팀컬러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수치다.
많이 살아나가고, 때로는 찬스가 오면 직접 해결하는 능력까지 갖춘 전준우. 든든한 톱타자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롯데 상승세의 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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