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차포를 떼고 남은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력의 반'이라는 주전포수 박경완의 발목 수술로 인한 시즌아웃과 함께 에이스 김광현의 1군 복귀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3일 LG와의 경기를 앞둔 문학구장에서 취재진과의 대화 중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김광현과 박경완에 대해 말을 꺼냈다. 김 감독은 먼저 김광현에 대해 "빨라야 9월 말은 돼야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 12일 무너진 밸런스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있던 김광현은 3일 오후 귀국해 재활군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급히 서두를 것 하나도 없다. 김광현 하나 왔다고 우승할 수 있나"라며 신중히 상태를 지켜본 뒤 1군에 올리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박경완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이미 옛날 뉴스 아닌가"라며 박경완의 시즌아웃을 인정한 뒤 "올해는 약간 서두르는 감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11월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던 박경완은 지난달 26일 같은 부위 재수술을 받았다. 재활에만 4~5개월이 필요해 올 시즌 출장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로써 SK는 지난해 'V3'의 주역이었던 김광현과 박경완이 빠진 채, 이른바 '차포 뗀 상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게 생겼다. 박경완이 비운 포수 자리는 정상호가 주전으로 나서며 메우고 있지만 마땅한 제2의 백업포수가 없는 것이 문제다.
김성근 감독은 "(정상호의 백업으로) 최경철이 나오고 있지만 누가 나오든 똑같다"며 "(포수난을 겪은지) 벌써 몇 개월째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SK는 허웅을 백업포수로 1군 엔트리에 등록해놓은 상태다.
김광현이 빠진 선발진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 확실히 이닝을 길게 끌고가줄 선발투수는 이제 글로버가 유일하다. 3일 경기에서도 선발 고효준이 채 1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강판 당했다. 다행히 구원등판한 이승호(37번)가 5.1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지만 선발진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시즌 초반 독주하던 선두자리에서 내려와 이제는 3위 자리가 익숙해져버린 SK. 지난 4년간 정규시즌에서 2위 아래로 내려가본 적이 없는 SK가 차포를 뗀 상태에서 향후 어떤 성적을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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