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결국 5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LG는 3일 열린 문학 SK전에서 믿었던 송신영이 9회말 이호준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며 4-5,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롯데에 반게임차 뒤진 5위로 밀려났는데, 지난 4월26일 이후 딱 100일만에 내려앉은 5위 자리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마무리투수 송신영을 내고도 역전패를 당했다는 사실이 더욱 뼈아프다. 전날(2일) LG 유니폼을 입자마자 한 점 차 상황을 지켜내며 세이브를 따냈던 송신영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더욱 컸지만 이틀 연속 박빙 상황에서의 세이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뭔가 서두르는 느낌이다. LG는 초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즌 초반 잘나갈 때와 비교해 전력은 별로 나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잇따른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이던 불펜이 크게 보완됐다. 하지만 상승세의 롯데에게 4위 자리를 양보하며 5위까지 떨어진 LG는 그야말로 위기 상황을 맞았다.
LG 박종훈 감독은 시즌 초반 투수와 타자들 간의 '신뢰감'을 강조했다. 타자들은 투수들이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 투수들은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 LG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자들은 투수들이 언제 점수를 내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무리한 타격을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투수들 역시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고 스스로 한 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다 오히려 무너지게 된다. 그런 악순환 속에 승수보다는 패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LG의 올 시즌 목표는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예상외의 선전으로 선두자리에 대한 기대감마저 갖게 됐다. 5월까지 줄곧 2위 자리를 지키던 기억에 5위 추락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지, 목표였던 4위와는 이제 겨우 반경기 차 뒤져있을 뿐이다.
일단은 믿었던 송신영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며 한 번 무너졌다고 해서 불펜진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송신영의 블론세이브는 이적으로 인한 과도한 긴장감과 연투로 인한 피로누적 탓이 컸지 구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마무리라는 중책에서 벗어난 때문인지 임찬규는 이날 중간계투로 2.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훨씬 안정적인 피칭을 해 불펜의 짜임새가 갖춰지는 긍정적인 모양새를 보였다.
LG에겐 아직 47경기나 남아 있다. 정확히 승률도 5할(43승 43패)을 기록 중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낸다면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재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 당장 LG에 필요한 것은 알게 모르게 선수단에 퍼져 있는 불안감을 씻어내고 서로를 믿는 것, 9년만에 가을잔치 무대를 반드시 밟고 말겠다는 초심을 떠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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