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탱크' 박지성(30)이 예사롭지 않은 프리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14일 맨유의 미국 투어 중 치른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과 21일 시애틀 사운더스전에서 잇따라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뉴잉글랜드전에서는 후반 30분 교체 출전해 중앙 미드필더로 시험 받았다. 이어 시애틀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역시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다 20분 마이클 캐릭이 등장하면서 왼쪽 날개로 이동해 원래 포지션을 맡았다.
올 시즌 맨유는 폴 스콜스가 은퇴하고 오언 하그리브스가 은퇴하면서 중원 공백이라는 고민을 안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종종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감각적인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도움을 줬지만 그 역시 은퇴 시점이 다가온데다 스캔들에 휘말려 확실한 대체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맨유는 중원에서 조율사와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연봉 등 세부조건에서 이견이 생겼다. 처진 공격수와 측면이 가능한 애슐리 영은 아직 맨유에 확실히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스네이더르의 합류 여부와 상관없이 퍼거슨 감독은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는 박지성의 부지런함에 기대를 갖고 실험을 시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은 종종 큰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경험이 있다.
기대대로 박지성은 뉴잉글랜드전에서 좌우로 연결하는 패스와 침투패스를 자유롭게 구사했다. 후반 35분 긱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넣은 골은 순간적인 공격 가담에서 나와 더욱 의미 있었다. 시애틀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흔들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은 갈수록 많아지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출전 시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나니와 영, 안토니오 발렌시아, 가브리엘 오베르탕 등이 좌우 날개로 나오면 박지성은 중앙에서 노련미로 제 몫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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