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미래'보다 '현재'를 바라봤던 독수리가 황새의 날개를 꺾었다.
FC서울이 17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얀의 두 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6경기 무패행진(3승3무)을 이어간 서울은 7위로 점프하며 중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2위 포항은 1위 전북 현대와 승점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경기 뒤 서울의 최용수 감독대행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포항을 맞아 하나 된 마음으로 좋은 결과물을 가져왔다. 6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는데 연승 분위기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로서는 홈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원정팀에게 불리한 포항에서 승리한 것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최 감독대행은 "우리 홈에서 1-1로 비긴 뒤 원정에서 2-1로 이겨 (황선홍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패자는 있을 수 없다"라며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서울은 최근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팀을 떠났고 고요한과 하대성이 이날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풀백 최태욱이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후반 45분에 투입돼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전력의 누수가 있었지만 남은 자원들이 훌륭해 메웠다는 것이 최 감독대행의 평가다. 그는 "제파로프의 공백을 몰리나가 잘 해내고 있다. 동료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중이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두 골을 넣은 데얀에 대해서는 극찬을 쏟아냈다. 최 감독대행은 "이타적으로 동료들을 잘 이끈다. 경기장에서 그런 기질이 발휘되는 것 같다. 영리한 친구"라며 "(K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기지 못한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후반 전술 변화가 패착이었다고 정리했다.
황 감독은 "후반에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오히려 상대가 수비하기에도 쉬웠다"라며 전반 30분 이후 상승세였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선수교체 없이 전열을 유지했어야 한다고 반성했다.
서울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했다. 황 감독은 "서울이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이 있어 (오래) 누웠을 것으로 본다. K리그가 사랑을 받으려면 좀 더 열정적인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스틸러스 웨이' 정신에 입각해 경기를 하겠다"라고 포항은 빠른 경기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순위 싸움의 고비에서 무너져 선두 전북 추격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또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이다"라며 시간을 두고 선두탈환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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