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경기 해야 되는데…"
LG 트윈스의 윤상균은 장비를 챙겨 1루 덕아웃으로 향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보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4번타자'로 선발출장할 기회가 내리는 빗줄기와 함께 쓸려내려갔기 때문이다.
윤상균은 14일 잠실 SK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캡틴' 박용택이 허벅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 상대 선발이 좌완 이승호(37번)였기 때문에 윤상균은 '4번타자'로 다시 한 번 선발 출장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결국 우천으로 이날 경기가 취소됐고 그렇게 윤상균의 4번타자 선발 출장 기회도 날아가고 말았다. 지난 12일 SK전 역시 선발 4번타자로 출장해 결승 적시타를 때려낸 흐름을 이어가고 싶었던 윤상균으로서는 내리는 비가 야속할 뿐이었다. 윤상균은 12일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경기 취소가 결정되고 라커룸에서 짐을 풀던 윤상균은 "시험공부 열심히 해놓고 시험 못 보는 기분"이라며 "정말 열심히 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헐어 있는 윤상균의 입술과 코가 그간의 맹훈련에 따른 피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던 윤상균은 "이런 날은 푹 쉬면서 체력 보충을 할 수 있다"며 이내 긍정적인 자세를 되찾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생각난 듯 롯데 장원준의 선발등판 여부를 물어왔다. 장원준은 LG가 15일부터 상대해야 할 롯데의 유일한 좌완 선발투수. 장원준이 등판하는 날 윤상균이 선발출장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다행히 장원준은 지난 1일 삼성전 이후 아직까지 등판하지 않고 있다. LG와의 이번 3연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쉽게도(?) 3연전 첫 번째 경기인 15일 롯데 선발은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으로 예고됐다. 윤상균은 첫 경기에서 스타팀 멤버에 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윤상균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50타수 12안타) 5홈런 16타점이다. 타율이 높지는 않지만 12개의 안타 중 홈런 5개, 2루타 2개가 포함돼 있을 정도로 발군의 장타력을 과시 중이다. 하지만 올 시즌 출장한 43경기 중 선발출장은 9차례에 불과하다.
주로 대타로 출장하던 중 주전 박용택의 부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14일 경기를 포함 최근 LG의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 4번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비 때문에 뜨겁게 달군 배트를 마음놓고 휘두르지 못하게 됐다. 내리는 비가 야속하기만 한 윤상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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