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이 아쉬운 전날 패배를 '대승'으로 설욕했다.
두산은 14일 광주구장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김선우의 6이닝 2실점 호투 속에 3회초부터 8회초까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올리며 11-2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6위 두산은 13일 경기 4-5 패배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고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 분위기를 추스렸다. 시즌 성적 33승 38패 2무. 특히 지난 2010년 9월 14일 이후 광주 원정 8연패서 탈출한 것도 기분좋은 소득이다.
반면 2위 KIA는 2연승을 마감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삼성을 제칠 기회를 놓쳤다. 4월 10일 잠실 경기 후 두산전 7연승도 마감했다. 시즌 33패째(48승).
두산은 초반부터 화력쇼를 보여주면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 덕에 선발 김선우도 여유를 갖고 공을 뿌렸고, 투타 조화로 손쉬운 1승을 거머쥐었다.
선취점은 KIA의 몫이었지만, 잠깐의 리드였다. KIA는 2회말 선두타자 이범호가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리면서 앞서는 듯 했지만, 두산의 방망이가 이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두산은 돌아온 3회초 2사 만루서 김현수가 깔끔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역전에 성공한 뒤 4회초 고영민의 좌월 투런포와 오재원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해 스코어를 벌렸다. 5회초에도 2점을 보태면서 7-1까지 도망갔다. 사실상 초반에 이미 승부는 결정난 상황.
KIA는 5회말 2사 후 이현곤의 3루타와 이용규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반격을 시작하는 듯 했지만, 두산이 또 6회초 곧바로 3점을 보태 찬물을 끼얹었다. 볼넷과 연속 폭투로 2사 2, 3루를 만든 두산은 양의지가 중견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고, 고영민마저 우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두산은 7회초에도 최준석이 좌익수 왼쪽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려 11-2까지 도망갔고, 무기력한 KIA를 압도하며 대승을 엮어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6이닝 108구 7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피칭으로 '토종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초반 불안감도 있었지만 화력폭발에 수비의 도움까지 겹쳐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어 던진 김승회-이혜천-박정배도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은 장단 11안타(9사사구)를 뿜어내면서 KIA 마운드를 두들겼다. 6회초 대타 정진호와 교체된 김현수는 1안타(2타점)로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8번 고영민은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9번 정수빈은 3루타 포함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부진에 허덕이던 고영민의 맹타는 두산으로선 분명 호재. 7번 이원석을 제외하고 선발 출전한 8명이 안타를 신고했다.
한편, 2009년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2개월 만에 복귀해 이날 선발 마운드에 선 KIA 한기주는 3이닝 60구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소 불안감을 내비친 가운데 3회초 종료 후 투구수가 60개에 이르자 조범현 감독은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 덕아웃으로 불러들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차정민(0.1이닝 2실점)과 박경태(2.1이닝 6실점)가 줄줄이 두들겨맞으면서 사실상 패배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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