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이틀 연속 선발투수를 구원 투입하는 강수를 던지며 2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장마의 영향으로 많은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보름 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4연패에 빠져 있던 LG로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KIA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KIA는 주중 넥센과의 3연전을 싹쓸이 하는 등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삼성을 반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마운드에서 출혈이 큰 LG가 KIA의 막강 화력을 당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홈으로 돌아왔다. 5일 열린 3연전의 첫 경기에서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2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LG는 6일 경기에서는 이병규의 만루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어 7일 경기도 선발 리즈의 호투 속에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2연승을 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박현준과 주키치의 불펜등판이다. 지난 2일 두산전에서 9이닝 동안 133개의 공을 던졌던 박현준은 6일 경기 4-4로 맞서던 6회말 등판해 3.1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졌다. 비록 3실점했지만 팀이 10-7 역전승을 거두는데 박현준의 투구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7일 경기에는 주키치가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틀 전인 5일 한화전 선발로 등판해 8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주키치. 이틀만에 등판한 주키치는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가장 믿을 만한 투수들을 모조리 소진한 LG는 8일 KIA전 첫 경기의 선발로 심수창을 등판시킨다. 상대 선발 윤석민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 경기 선발로는 박현준을 내정해 놓은 상황이지만 불펜등판의 여파로 긴 이닝을 맡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 번째날인 10일 경기의 선발이다. 7일 구원등판했던 주키치가 이틀 휴식 후 다시 선발로 나설지, 6일 선발등판해 3.1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졌던 김광삼이 사흘 휴식 후 등판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누가 됐든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KIA는 정상적인 로테이션대로 윤석민에 이어 양현종, 로페즈가 선발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LG로서는 우천으로 한 경기 정도 취소되는 것이 마운드 운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애당초 박종훈 감독도 장마에 따른 우천 취소를 염두에 두고 변칙적인 투수 기용을 한 것이다. 마침 3연전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선발 마운드에서 열세를 보인다면 믿을 건 방망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부진했던 박용택이 7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역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이병규도 건재하다. 정성훈도 1번타자 공백을 메워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2연승을 거둔 팀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박현준, 주키치가 불펜등판해 승리를 지켜낸 것은 선수단 전체 사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5위 롯데와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리며 4위 자리 수성에 여유를 갖게 된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7일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2연승에 성공한 후 박종훈 감독은 "지금은 긴박한 상황"이라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수진의 변칙 운용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수는 없다. 박종훈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박종훈 감독의 바람대로 LG가 정상적인 투수운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많이 이겨 긴박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LG가 쉽지 않은 상대 KIA와의 3연전을 어떻게 치러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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