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무조건 상대를 쓰러뜨려야 한다. 벼랑 끝으로 몰린 가운데서도 4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롯데는 물러설 곳이 없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은 올 시즌 롯데의 명암을 가늠할 수 있는 승부처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5일~7일 잠실에서 두산과 주중 3연전에 돌입한다. 롯데로서는 단순한 3연전이 아니다. 순위구도와 현재 놓인 팀 상황, 그리고 시기까지 감안하면, 올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일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롯데는 30승 37패 3무를 기록하면서 6위로 밀려났다. 5위는 6월말부터 장맛비와 태풍으로 인한 우천취소 속에 야금야금 승리를 챙기며 5연승을 달린 두산. 승차도 1.5게임차가 됐다. 롯데로서는 이번 3연전을 통해 단숨에 순위를 재역전한 뒤 4위 LG를 정조준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야 한다.
롯데의 현 승패차 '-7'은 4월말 부진에 허덕이며 7위까지 주저앉았던 당시와 같다. 잔혹한 4월을 보낸 양승호 감독은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면서 '비상체제'를 선언했고, 5월 들어 겨우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6월 들어 또 다시 무너지면서 롯데는 힘겨운 하위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6월 롯데가 거둔 승수는 8승(14패). 따져보면 '-6'이나 손해를 봤다. 긴 연패가 없는 특이한 행보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부진이다.
롯데는 6월 3일부터 열린 LG와의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리기 시작하더니 줄줄이 이런 패턴을 반복하며 서서히 주저앉았다. LG전 이후 삼성과의 3연전에서 1승 2패로 속앓이를 했고 그나마 한화에게 2승 1패로 우위를 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뒤이어 만난 SK, 넥센에게 다시 2패 후 힘겹게 1승을 챙겼다. 두산에게는 2패(우천취소 1회)만 당했고, KIA에게 또 2패 뒤 1승.
긴 연패가 없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6월 한 달간 롯데는 매번 '루징시리즈'만 반복한 셈이다. 그 결과, 두산에게 밀려 6위까지 주저앉았고, 7위 한화와도 승차가 단 한 게임밖에 나지 않게 됐다.
롯데가 이번 두산과의 3연전에서 또 다시 1승 2패로 밀리거나, 혹은 3연패라도 당한다면, 그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화에게 밀려 7위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4강 진입의 희망까지 희미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양승호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전까지 승패차 '-2'를 달성해야 후반기 역전 4강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상황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벌써 7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후반기 미친 듯한 연승이 아니고서는 4강권을 따라잡기가 힘들다. 마지막 반격의 시기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에 롯데는 무조건 '올인'이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롯데팬들은 4년만에 다시 가을야구의 구경꾼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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