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차 예선을 향한 조심스러운 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해발 900~1천m 고지에서 열리는 요르단 암만 원정경기 소화가 과제로 남았다.
지난 19일 요르단과 1차전 홈경기에서 다소 고전하다 3-1로 역전승했던 한국은 2차전에서 0-2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이상 3차 예선에 무리 없이 진출한다.
그러나 1차전에서 보았듯 한국은 무더위와의 싸움에서 고전했다. 전반 잦은 패스미스 속출도 30도를 오르내리는 한낮 기온에 습기까지 더해 체력 소모가 심해진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암만도 비슷하다. 경기 당일 암만의 최고 기온은 32도로 예보되어 있다. 그나마 현지 시간으로 오후 여섯 시에 킥오프 되면서 기온이 다소 떨어지고 습함이 덜하겠지만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고지대라 급격한 일교차도 고려 대상이지만 경기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1차전 종료 당일인 19일 밤 비행기로 암만으로 떠났다. 6시간의 시차가 있지만 선수들은 비행 내내 경기 피로로 충분한 숙면을 취하면서 현지 기후 적응에 맞는 몸을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A대표팀이 요르단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도 좋은 자료였다. 지난 2008년 6월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3차 예선에서 한국대표팀은 힘겨운 싸움 끝에 박주영의 페널티킥으로 요르단에 1-0 신승을 거뒀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섰다가 상당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선수들 스스로 빠르게 현지 기후와 여건에 녹아들기를 바랐다.
요르단의 '침대 축구'도 한국 선수들이 견뎌내야 할 부분이다. 1차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1-0으로 앞선 요르단은 후반 들자 자주 그라운드에 나뒹굴며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고 이어가자 눈치를 보며 일어난 뒤 볼이 아웃되면 다시 누워 고통을 호소하는 등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후반 추가시간은 이들의 연기(?) 덕분에 5분이나 주어졌다.
이런 점 때문에 선제골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홍명보 감독은 "먼저 골을 내주면 위험하다.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해 상대의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겠다"라며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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