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끝사랑' 음원차트 1위, 눈물이 왈칵"(인터뷰①)

[이미영기자] '나는 김범수다.'

바야흐로 김범수 시대다. 김범수는 데뷔 13년 만에 가요계 대세가 됐다. 음원 차트는 김범수 대 김범수의 싸움이다. 김범수가 '나는 가수다'에서 부른 노래들과 김범수의 신곡 '끝사랑'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친다. '얼굴 없는 가수'였던 김범수는 '비주얼 가수'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토크쇼의 주인공이 됐고, 자동차 등 수십여개 CF 러브콜이 들어왔다.

김범수는 이 모든 상황이 꿈만 같다고 표현했다. '대세'라는 말도 낯설고 어리둥절하다.

"대세라는 단어 자체가 제가 처음 접해본 이야기라 실감이 안 나요. 몸으로는 느끼고 있지만 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요. 신기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나가수'를 하면서도 느끼지만 이것이 현실이 아니고 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어느날 깨어났는데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지금 현재가 행복하긴 하지만 불안하기도 해요."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김범수는 최근 인기와 함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제는 슈퍼마켓 갈 때도 옷차림에 신경 쓰일 정도라고 달라진 변화를 설명했다.

김범수는 "데뷔 13년차 가수지만, 연예인이 된 것은 3개월 밖에 안 됐다고 생각한다. 저는 나름대로 예전에도 가수였고, 늘 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반쪽 자리였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범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촉매제는 '나는 가수다' 출연이었다. 김범수는 '나는 가수다'의 최대 수혜자이며, 기존 가수 중 최고 재발견이기도 하다. 절대 음정으로 대변되는 가창력, 발라드와 록, 댄스를 오가며 보여주는 폭발적 무대 등은 김범수 신드롬을 만들었다.

김범수는 "'나는 가수다' 출연을 앞두고 부담감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얻은 것이 많다. 출연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나는 가수다'를 하면서 인기나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음악관이나 인생관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솔직히 예전에는 버라이어티 나가서 가수들이 깨방정을 떨면 손가락질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제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공유할 수 있다면, 노출해서라도 나를 알려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도 해요."

그는 "무대에 서는 각오도 많이 달라졌다"며 "청중평가단 앞에 서는 긴장감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다른 무대에서도 모든 분들이 청중평가단 같다"고도 말했다.

'나가수' 무대가 아니더라도 긴장감이 신인으로 돌아온 것 같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이 된 기회라고 본다. 또한 앞으로도 '나가수'에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해보지 못했던 로망을 실현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자기 자신도 즐기고 관객도 즐기는 그런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

'나는 가수다'에서 한껏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줬던 김범수는 정규 7집 앨범의 완결판인 '끝사랑'(SOLISTA : Part.2)으로 가요계에 컴백했다. 파격보다는 기존 김범수의 색깔이 더 묻어난 발라드곡이다.

김범수는 "노래를 듣는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요소는 과감히 걷어내고, 담백한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끝사랑'은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그간 순위에는 관심이 없었던 김범수였지만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사실 가요 차트를 안 봐요. 앨범이 나와도 1위는 저와 큰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상처 받을까봐 아예 관심을 안 뒀죠. 제 노래를 들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노래 해왔고,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가는 것이 제 가장 큰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순위에 관심이 가더라구요(웃음). 아니나다를까. 차트를 뒤적거려봤는데 순위가 상위권에 있더라구요. 정말 감동을 받았죠. 눈물이 나면서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벅찬 감동이 왔죠. 순위가 전부는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나고 행복했어요."

김범수는 이번 '끝사랑'을 통해 13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디오 가수에서 비주얼 가수를 넘나드는 김범수의 유쾌한 변화다.

김범수는 "립싱크가 어색했다. 입이 잘 안 맞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비주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도 있다. 예전에는 얼굴 콤플렉스가 심했는데 이제는 '내가 어때서'라는 생각이 든다. 속에 묵혀왔던 한이 다 풀린 것 같다"고 웃었다.

김범수는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 여전히 많은 가수다. 무대 위에서 음악하는 김범수, 인간 김범수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과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음 앨범에 대한 기획이 벌써부터 재미있게 떠올라요. 영역이 넓어졌고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앨범에서 화려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인간 김범수는 무겁고 진지한 면 외에 밝은 면도 많은 사람인데, 그런 것을 보여줄 기회가 늘어날 것 같아서 행복해요. 무대 위에서나 제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무대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행복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