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더 이상 무너질 수는 없었다. 독기 오른 넥센의 타자들이 상대 에이스를 녹아웃시켰다.
넥센은 16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선발 김영민의 6이닝 4실점 피칭 속에 1회부터 대폭발한 타선의 맹폭을 앞세워 10-5로 승리했다. 장단 15안타를 뽑아낸 화력쇼가 볼 만했다.
이로써 넥센은 지난 10일 목동 삼성전 이후 시작된 5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최하위 탈출을 위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21승 39패. 반면 6위 두산은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 후 거둔 2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33패째(25승 2무).
초장부터 영웅들의 방망이쇼가 시작됐다. 1회초 선두타자 김민우의 볼넷과 장기영의 번트안타, 유한준의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를 일궈낸 넥센은 알드리지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알드리지마저 조중근의 2루타로 3루를 밟은 뒤 강정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인했다.
단숨에 3-0으로 리드를 잡은 넥센은 이후 줄줄이 추가득점하면서 폭발력을 과시했다.
2회초에는 김민우의 좌익수방면 1타점 적시 2루타와 장기영의 우월솔로포가 터졌고, 4회초에도 장기영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 김민성이 재빨리 홈을 밟았다. 5회초에는 1사 후 조중근, 강정호, 오재일(1타점), 허도환(2타점)이 4연속 안타를 뽑아 3점을 보탰고, 6회초에는 알드리지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두산은 2회말 최준석, 3회말과 5회말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올렸지만, 기회 때마다 후속타 불발로 추격의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6회말에도 오재원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 만회에 그쳤고, 9회말 이종욱의 우전 1타점 적시타 단발로 득점을 마감했다.
넥센 선발 김영민은 6이닝 79구 8피안타 1볼넷 1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두산 타선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위기마다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마운드를 지켜냈다. 팀으로서도 최근 10경기 동안 선발승이 없었던 악몽을 깬 수확이다. 후반을 맡은 송신영-김대우는 불안했고, 결국 10-5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 위기서 손승락이 등판해 경기를 매조짓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넥센 타선에서는 선제 결승타의 주인공 알드리지가 2안타 3타점으로 '밥값'을 했다. 이외에도 김민우, 장기영, 조중근, 강정호, 허도환까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한편,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이닝 81구 13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무대 입성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실점(기존 8실점) 수모다. 타선은 9회말까지 11안타를 뽑았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대량득점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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