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감독님과의 훈련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SK 선수들은 팀이 승리를 하거나 자신이 빼어난 활약을 하면 그 공을 김성근 감독에게 돌리곤 한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안에는 이런 장면이 더 자주 연출됐다.
박재상은 15일 문학 롯데전에서 솔로포 2방을 포함, 4타수 3안타를 몰아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박재상이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한 것은 2009년 8월 18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박재상은 2회말 2사 후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142km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치고나가 결승득점을 올린 박재상은 2-1로 앞선 7회 바뀐 투수 강영식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포까지 쏘아올렸다.
이전 5경기서 16타수 2안타로 극심한 타격 침체를 보였던 박재상이기에 이날 활약은 더욱 반가웠다. 경기 후 박재상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감독님과 타격폼 수정을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14일 롯데전에서 8-5 대역전승을 거둔 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그려졌다. 0-5로 뒤진 4회말 이호준이 적시타로 첫 득점을 만들어낸 뒤 5-5로 맞선 7회말 1사 만루서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 6-5 역전을 성공시켰다. 이호준의 6경기 연속 타점이 요긴할 때 터져나온 것이다.
이호준 역시 경기 후 타격 상승세의 비결로 김성근 감독과의 특타 효과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호준은 "감독님과 최근 3일간 경기 전후 스윙 연습을 한 것이 밸런스를 잡는 데 주효했던 것 같다. 좋았을 때의 느낌을 찾고, 안타를 때리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6월 초 한동안 위기를 겪었던 SK가 추락하지 않고 선두를 지켜낸 것은 훈련 효과 덕분이다. 3연패를 당한 KIA전(6월 3일∼5일) 3경기에서 총 4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등 팀 타선의 침체 때문에 선두 자리마저 위협당했다. 당시 SK의 월간 승률은 8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SK 위기론'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후 선수들을 불러모아 특별 타격훈련에 돌입했다.
김 감독의 특타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았다. 홈 경기가 끝난 후에는 어김없이 배팅 케이지가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모여 방망이를 들고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원정 경기 때는 경기 전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직접 배팅볼을 토스해주고, 타격폼을 수정해주는 등 선수들의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최정도 5월 중순 겪었던 긴 슬럼프를 벗어날 당시 김 감독의 조언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짧게 치라는 감독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평범한 조언이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는 게 최정의 설명.
김 감독은 평소 경기에 앞서 갖는 기본적인 팀 훈련이 승리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고 믿는다. 김 감독은 "누구에게나 찬스는 온다. 하지만 찬스는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 준비 여부에 따라 성공과 실패는 한 순간에 갈린다"고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당장은 보이지 않았던 성과가 이제 서서히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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