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LG, KIA와 한때 승차없이 선두 싸움을 벌이던 SK가 연승을 달리며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LG와 KIA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1경기차 안팎의 간격을 두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결국 SK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강팀' SK의 저력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12일 잠실 두산전서 6-0 승리를 한 후 "지금 이 모습을 유지한다면 정상이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늘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김 감독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팀 전력에 꽤 후한 점수를 매긴 셈이다.
SK는 이날 선발 김광현의 6.1이닝 무실점 호투와 찬스 때마다 점수로 연결해낸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두산을 6-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공동2위 LG, KIA와의 승차는 다시 1경기 차로 벌어졌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까지 탄탄한 조합
김광현과 송은범, 고효준까지 합류하면서 SK의 선발진이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김 감독은 팀의 에이스 김광현의 부활에 의미를 뒀다. 김광현은 12일 경기서 6.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보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1회 2사 1, 2루와 4회 2사 1, 2루, 교체된 7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내는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며 "가장 좋았던 시절의 구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시즌 초반 연패를 거듭하다 2군으로 강등되고, 일본으로 건너가 어깨 정밀검진까지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이기에 재기 의지에 대한 보상이 담겨 있는 칭찬이었다.
중간에는 'SK 불펜의 핵' 정우람이 버티고 있다. 정우람은 이날 경기서 무실점 피칭을 더해 평균자책점을 0.98로 낮추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규정이닝(55이닝)을 채운 정우람은 구원투수로서는 드물게 방어율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뒷문은 8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정대현이 주로 책임진다.
살아난 타선에서 희망을 보다
타선에 대한 김 감독의 평가는 여전히 유보적이다. 김광현의 구위에 대한 칭찬을 하며 "이대로만 가면 팀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인 후에도 "하지만 타격은 알 수 없다"면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6월 들어 극심하게 침체된 타선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한때 득점권 타율이 1할대를 밑돌기도 했다.
오전 11시부터 운동장에 집합해 훈련을 시작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어김없이 특별 타격훈련이 이어졌다. SK 타자들은 하루에 절반이 넘는 시간을 운동장에 머물며 땀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좀처럼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김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직접 공을 토스해주며 타격 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김 감독의 이런 집념어린 특훈이 효과를 본 것일까. 최근 살아난 SK 타선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1일 두산전에서는 1회초 터진 박정권의 결승타와 3회초 최정의 투런포를 더해 7-1로 승리했고, 12일에는 6안타로 6점을 뽑아낸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6-0 완승을 거뒀다.
최정이 11일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타선을 이끌고 있고, 정근우도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 회복세를 알렸다. 이호준도 5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는 등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타선의 기력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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