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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이재곤 부진에 '큰일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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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시작부터 박살났잖아. 어찌해볼 도리가 있나."

지난 11일 사직 한화전에서 완패한 후 양승호 감독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롯데는 한화의 화력 앞에 자존심을 구겼다. 한화 선발 김혁민은 6.2이닝 3실점으로 롯데의 공격력을 봉쇄했고, 특히 한화 타자들은 장단 14안타(3홈런)을 폭발시키면서 완승(9-3)을 이끌었다. 한마디로 롯데가 방망이로 한화에게 밀린 셈이다.

바꿔 말하면 롯데의 투수들이 한화 타자들을 넘지 못했다는 말. 그 중 선발 이재곤이 사실상 패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이재곤은 1회초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솔로포까지 얻어맞는 등 초장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얼마 못가 무너졌다. 최종 성적은 2이닝 51구 7피안타 2홈런 1볼넷 6실점(2자책). 자책점이 낮은 것도 견제실책으로 인한 탓으로 이재곤으로서는 기억에 남을만큼 최악의 피칭을 선보인 날이었다.

문제는 이재곤이 좀처럼 지난 시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천취소 등 상황이 발생하면 등판을 건너뛰고 계투요원으로 기용하는 등 양승호 감독은 이런저런 활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 나가는 족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니 양 감독은 이재곤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

실제로 성적상으로 봐도 이재곤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11일 현재 13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7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7.61, 구원으로 6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7.11이다.

문제는 이재곤을 대신할만한 자원이 딱히 없다는 것. 그래서 양승호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현재 롯데의 선발진은 사도스키, 장원준, 송승준, 이재곤, 고원준이다.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곤이 부진하면서 양 감독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11일 패배 후 양 감독은 "이렇게 지면 속쓰릴 것도 없다. 내일 경기를 잘하면 된다"고 의욕을 다졌지만 "(이)재곤이를 선발로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돼 아침이면 뒷목을 잡을 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재곤의 부진과 함께 불안정해지는 선발진의 모습은 향후 롯데의 큰 고민이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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