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삼성 타선에 활력을 주는 인물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예뻐죽겠다"고 극찬한다. 그 주인공은 올 시즌 삼성의 톱타자로 주전 자리를 꿰찬 배영섭. 이 정도면 충분히 신인왕도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
배영섭은 신곡초-수원북중-유신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삼성에 2차 4라운드(전체 28순위)로 지명돼 입단한 우투우타 외야수다. 입단 후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한 뒤 지난 시즌 말 1군에 잠깐 올라와 11경기서 24타수 7안타 타율 2할9푼2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때의 깜짝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올 시즌 들어서는 이영욱, 오정복을 모두 밀어내고 주전 톱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성적도 박수를 보내줄 만하다. 배영섭은 8일 현재 51경기 출전해 타율 3할5리(174타수 53안타) 2홈런 18타점 28득점 14도루 출루율 3할7푼4리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내고 있다. 최근 들어 더위의 시작과 함께 팀 화력이 살아나면서 다소 활약상이 묻혔지만, 배영섭은 시즌 초만 하더라도 '에이스' 차우찬과 함께 류중일 감독이 가장 아끼는 선수로 꼽혔다.
그의 장점은 공-수-주에 걸쳐 뒤떨어지는 부분이 없다는 점. 끈질기면서 적극적인 스윙과 좋은 콘택트 능력, 타구 판단이 빠른 외야수비, 느린 듯 보이지만 빠른 주력과 센스있는 주루플레이 등 배영섭은 톱타자 외야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일발 장타력은 있지만 체력과 콘택트 능력, 주력에서 다소 떨어지는 오정복, 그리고 좌완만 나오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영욱을 모두 제칠 만한 능력이다. 실제로 대학시절에도 배영섭은 이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팀내에서도 칭찬 일색이다. 김재걸 작전 코치의 경우, 배영섭이 신인왕을 탈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거듭 강조할 정도다. 김 코치는 "영섭이는 정말 열심히 한다. 나무랄 게 없다"며 "공수주 골고루 잘한다는게 참 좋다. 이종범 선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풍긴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특히 김 코치는 배영섭의 신인왕을 강력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코치는 "이 기세를 유지하면 영섭이가 신인왕을 탈 수 있지 않겠느냐. 신인 3할 타자가 강동우(한화) 외에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1998년 삼성 시절 강동우가 정확히 3할을 기록한 바 있다)
또 김 코치는 "뿐만 아니라 영섭이가 하위타선이 아니라 톱타자로 출전해 이런 성적을 거두는 것도 가산점을 받아야 하는 점"이라며 "부담감을 딛고 거둬들인 성적이 아닌가"라고 벌써부터 한 표를 던졌다.
배영섭 본인은 쑥스러운 듯 말을 아낀다. 배영섭은 "신인왕은 물론 타고 싶다. 하지만 3할을 친다는게 정말 어렵다"며 "안타를 못치는 날이 있으면 타율이 엄청 내려간다. 그냥 열심히 할 뿐이다"라고 신인왕과 관련해 말을 하기는 아직 이른 시기임을 강조했다.
현재 신인왕 후보로는 겁없이 한가운데로 공을 꽂아넣으며 화끈한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인 임찬규(LG)가 유력하다. 여기에 배영섭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면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 대열에 합류한 형국이다. 13년 만의 신인타자 3할. 배영섭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신인왕 자격을 갖춘 3년차 배영섭의 하루는 오늘도 힘차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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