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에이스의 귀환'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LG의 '에이스' 봉중근이 팔꿈치 부상 재발로 1군 복귀 19일만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봉중근의 합류로 구축됐던 막강 선발진도 원래 시즌 개막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LG는 19일자로 봉중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시범경기 때부터 통증을 느껴왔던 왼쪽 팔꿈치에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악의 경우 수술도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중근은 시범경기 도중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자진강판한 뒤 재활에 매달리다 지난 1일에야 처음으로 1군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이던 12일에는 한화를 상대로 6.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에이스의 귀환'에 LG 구단과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등판인 18일 KIA전에 2이닝 3실점으로 좋지 않은 못습을 보였고 결국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직구 최고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무르는 등 첫 승을 따낼 때도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더 큰 문제는 단순 부진이 아닌 부상에 따른 결과였다는 데 있다.
결국 LG는 봉중근의 빈자리를 다시 심수창으로 메워야할 판이다. 심수창은 봉중근이 돌아오기 전까지 LG 선발진을 지켰다. 하지만 심수창은 5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3패만을 떠안았다. 그러는 사이 5선발 경쟁자인 김광삼은 2승을 따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심수창은 조용히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구위를 조율한 심수창은 1군 복귀 첫 등판이던 18일 KIA전에 계투로 나서 3.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실점 후에는 나름대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심수창의 복귀로 LG 선발진은 두 외국인 투수 주키치, 리즈와 '히트상품' 박현준, 그리고 김광삼과 심수창으로 이어지는 5선발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봉중근이 합류하기 전, 개막전부터 꾸려왔던 선발진으로 회귀한 것이다. 타구단과 비교해 약한 축에 속하지는 않지만 봉중근이 있는 것과는 무게감이 확실히 다르다.
팀에는 악재라고 할 수 있지만 심수창에게는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연봉을 대폭 삭감당하면서 올 시즌을 기다려왔던 심수창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고 급기야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심수창의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LG는 20일 현재 22승 17패로 선두 SK에 3.5경기 차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3위 삼성에게 한 경기 차로 쫓기고 있긴 해도 9년만의 가을잔치' 진출 목표를 상향조정해야 할 만큼 팀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귀환했던 에이스'가 다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함으로써 분위기가 한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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