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재기자]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계 최고의 클럽답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클럽이다.
이런 맨유에서 중심 선수가 된다는 것.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맨유의 '중심'이라 하면 웨인 루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라이언 긱스,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파트리스 에브라, 판 데르 사르 등도 역시 맨유의 중심을 이루는 커다란 축들이다. 모두들 세계적으로 각 포지션에서 최고 수준이라 평가 받고 있는 뛰어난 선수들이다.
맨유의 박지성. 그는 사실상 맨유의 중심은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선수도 아니다. 상대 팀의 컬러와 전술에 따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효율적인 옵션 중 하나다. 박지성은 그동안 맨유의 중심에 서서 맨유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제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맨유에 꼭 필요한 선수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9일 새벽(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201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맨유와 첼시의 경기. 이 경기에서만큼은 박지성이 '맨유의 중심'이었다. 박지성을 중심으로 맨유는 돌아갔고 박지성의 발끝에서 맨유의 공격은 시작됐다. 또 박지성의 수비력이 첼시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박지성은 전반 시작 36초 만에 첼시의 기세를 꺾어버렸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박지성은 문전으로 향하던 에르난데스에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고 오른발 슈팅으로 첼시 골문을 갈랐다. 또 전반 22분에는 첼시의 골키퍼 체흐가 당황할 정도의 위력적인 오른발 슈팅을 선보였다.
맨유의 중심 박지성은 이런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빛났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욱 빛났다. 중원에서의 압박은 가히 완벽했다고 할 수 있다.
첼시는 박지성이 중심을 잡고 있는 맨유의 중원에 고전했다. 박지성은 연신 첼시의 패스를 가로채며 역습을 시도했고 첼시 선수들에게 악착같이 달려들어 진이 빠지게 만들었다. 맨유와 첼시의 싸움은 결국 중원의 힘에서 갈렸다. 중원을 지배한 박지성의 힘에 첼시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가히 전반은 '박지성 타임'이었다.
후반에도 박지성은 빛났다. 빠른 공격가담, 중원에서의 압박, 악착같은 수비까지 박지성은 삼박자를 완벽히 수행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의 '중심' 루니도, 긱스도, 퍼디낸드도 하지 못한 것을 박지성이 완벽히 소화해낸 것이다. 이번 첼시전 승리에 최고의 공을 세운 이는 단연 박지성이었고 맨유의 중심은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이 이끈 맨유는 첼시를 2-1로 무너뜨리고 승점 76점을 기록하며 사실상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맨유에서 가장 중요한 리그 경기였다. 우승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최대 난관이었다. 이런 경기에서 박지성이 주인공이었다. 박지성의 가치와 진가는 그만큼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왜 맨유에서 박지성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 말해주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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