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팽팽한 0의 공방이 계속되자 관중석에서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졌다. 보통 홈팀의 득점이 나올 경우 파도타기가 나오게 마련이었지만 지리한 무득점 공방에 누구라도 골을 좀 터뜨리라는 압박이었다.
그럼에도, 홈팀 한국의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하루 전 한국 땅을 밟은 원정팀 나이지리아가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관중도 야유보다는 박수로 골을 축하해줬다. 그렇게 결승골이 터졌고 원정팀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5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5회 수원컵 국제청소년(U-20) 축구대회 나이지리아와의 개막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오는 7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리허설 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본선에서 콜롬비아, 프랑스, 말리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수원컵에서 나이지리아, 우루과이, 뉴질랜드와 실전 경험을 쌓으며 장·단점을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일부 K리거들이 차출되지 않은 가운데 이광종 감독은 수원컵을 통해 마지막 옥석고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의 대타로, A대표팀에도 소집된 적이 있는 석현준(아약스)을 원톱으로 내세워 나이지리아를 상대했다. 올 시즌 FC서울에서 임대된 정승용(경남FC)이 처진 공격수로 보조했다.
전반은 한국이 압도했다. 시작하자마자 왼쪽 날개 김경중이 과감한 돌파로 두 차례나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등 시차적응이 덜 된 나이지리아 수비를 흔들었다. 14분에는 중앙 수비수 황도연이 정승용의 코너킥을 헤딩 슈팅하며 골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36분 가장 아쉬운 찬스가 나왔다. 김영욱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연결한 프리킥을 임창우가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슈팅했다. 골키퍼가 어렵게 펀칭할 정도로 좋은 킥이었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골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광종 감독은 39분 '광양만 루니'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이종호는 전반이 끝난 뒤 이기제(동국대)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후반에도 좀처럼 골 장면이 나오지 않자 관중석에서는 파도타기 응원이 나왔다. 이 순간 나이지리아의 골이 터졌다. 31분 왼쪽에서 다니엘 필레몬이 연결한 코너킥을 아로코요 그벵가가 달려들며 헤딩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골문 근처까지 전진해 계속 찬스를 만들었고 43분 이기제가 수비를 따돌리고 터닝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속을 태웠다. 나머지 시간은 나이지리아의 육탄 방어로 이어졌고 한국은 첫판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우루과이가 후반 29분 디에고 놀란의 결승골로 뉴질랜드를 1-0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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