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젊은 선수들로 팀 리빌딩? 쉽게 할 수 없다. 고참 선수들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리빌딩은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3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김시진 넥센 감독은 팀내 고참 선수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하고 이뤄지는 리빌딩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들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젊은 선수들이 패기로 뭉쳐 도전하는 것이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뤄야 자연스러운 리빌딩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당장은 반짝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안정적이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넥센은 타구단에 비해 선수들의 연령층이 낮은 편이다. 고참 선수는 이숭용, 송지만, 송신영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은 없다. 베테랑들이 보여주는 꾸준함은 그야말로 후배들에게는 '산교육'과도 같다. 고참들이 솔선수범해 열심히 뛰는데 신진 선수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잘 맞물려 돌아가는 바퀴의 가장 바람직한 모양새다.
단독 5위를 확정지은 3일 KIA전에서도 넥센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넥센은 4회말 1사 후 코리 알드리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후 2사 2, 3루서 이숭용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달아나 초반 기선을 잡았다.
3-3 동점이 된 직후인 6회말에는 주장 강병식이 나섰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강병식이 투런아치를 그리며 다시 5-3 리드를 가져왔다.
KIA 이범호의 솔로포로 인해 1점차로 쫓기던 8회말, 강정호와 강병식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서 이숭용이 또 한 번 좌전 적시타를 날려 6-4로 점수를 벌렸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간 넥센은 상대 실책을 더해 7-4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마지막은 송신영이 책임졌다. 송신영은 9회초 마무리 등판해 김원섭과 이현곤, 이범호를 삼자범퇴로 묶고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시즌 8세이브째를 거둔 송신영은 오승환(삼성)과 함께 구원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1999년 현대 입단 이후 이날 500경기째 출전에서 값진 세이브를 거둬들인 송신영은 "500경기 출전이라는 의미있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둬 기쁘다"며 "앞으로 600경기, 700경기까지 출전하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결승포로 팀의 승리를 이끈 주장 강병식은 "요즘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그동안 팀 주장이자 고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미안했는데 오늘 경기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며 미안했던 마음을 털어낸 심경을 전했다.
넥센은 최근 9경기에서 무려 7승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이제 김시진 감독은 시즌 전 넥센을 '2약'으로 바라보던 시선에 당당하게 반기를 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베테랑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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