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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2012 드래프트]대졸예정 외야수편(1) 이규환-양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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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졸 신인 중엔 특히 외야 부문 선수들이 뛰어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올 시즌 뚜껑을 열고 보니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선수로 가득합니다. 고종욱(한양대졸. 넥센) 김헌곤(영남대졸. 삼성) 윤정우(원광대졸. KIA) 정진호(중앙대졸. 두산)등 1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이들이 어느새 프로야구 팬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팀이나 넘쳐나는 외야수 사이에서 신인이 주전 자리를 꿰찬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죠. 각자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실력을 키워 기회를 노리는 것만이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자기 자리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2012 신인지명회의에서 주목해봄직한 대졸 예정 외야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외야수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대졸예정 외야수 자원은 주목을 끌 만한 선수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또한 좌타자는 흔하지만 우타자는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각 구단마다 쓸 만한 우타 자원 선호 경향이 뚜렷한데 말이죠. 그래도 분명 각 구단이 필요로 하는 선수는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제 9구단 엔씨소프트에 창단멤버로 뽑힐 가능성도 충분한 만큼 화려함보다는 성실함과 경험을 앞세워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 이규환 (청원고-원광대. 좌투좌타 177cm 67kg)

"내가 갖고 있는 무기는 빠른 발이다. 상대 수비를 뒤흔들어놓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 내 능력을 넓은 무대에서 맘껏 펼쳐보이고 싶다."

대학야구계에서 이규환은 한마디로 '비호감'이다. 성격이나 인간성 때문이 아니다. 게임이 열리는 순간 그렇다는 뜻이다. 투수와의 지루한 수싸움은 물론이고 웬만한 내야 깊숙한 타구 때는 빈 공간을 얄밉게 노리고 1루까지 질주해 살아나가곤 한다. 어느새 2루 도루는 기본이고 연속 도루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상대 투수는 말할 것도 없고 야수들이 하나같이 '껄끄럽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원광대 득점의 실마리는 톱타자 이규환의 발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청원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했고 이후 청원중-청원고를 거치며 줄곧 중견수와 1번 타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대학 졸업반인 지금도 변함없다. 빠른 발과 남다른 야구센스, 근성 있는 플레이는 이규환의 최대 장점이다.

고교 졸업 후 낯선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처음엔 자존심도 상하고 의욕을 잃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겪어보니 원광대야말로 대학 최고의 팀이라고 강조한다. 선후배간의 관계라든가 훈련방식 그리고 김준환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열정과 의욕이 그 어느 팀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강한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서울권내 대학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감독님이 더 많은 훈련으로 채워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세요. 저희도 현실을 인정하며 더 많이 노력했죠."

훈련량 많기로 유명한 팀 중 하나인 원광대는 작년 춘계리그 정상에 오르며 지방대학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고 최강의 팀으로 우뚝 섰다. 이규환은 1년 선배 윤정우(KIA)와 함께 '발야구'로 상대 수비를 뒤흔들며 공격의 선봉에 섰고 3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타율도 3년 평균 3할대를 유지했다.

"제가 있던 팀은 늘 최하위였어요. 그래서 이기는 야구를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뛰고 나서서 우승을 해보고 나니 정말 야구가 재미있어지고 승부욕도 커졌죠. KBO 총재기 대회에선 그 짜릿함과 희열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시즌 첫 대회에서 원광대는 춘계리그 2연패를 목표로 잡았지만 결승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프로 지명을 앞두고 개인 성적에 치중했던 자신을 탓하며 이규환은 이번엔 팀을 먼저 생각하며 출루율에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가장 자신 있는 도루도 최대한 많이 감행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동안 약점이던 몸쪽 볼에 대한 적응력도 키워 이번 대회에서는 한 단계 진화한 타격을 보여주겠다며 다부진 의욕을 드러냈다.

▲ 양성우(충암고-동국대. 우투좌타 173cm 83kg)

"실패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파이팅 넘치는 야구를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열심히 뛰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제37회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양성우는 온몸으로 충암고의 우승을 일궈냈다. 덕수고와 연장 승부까지 간 혈투에서 12회말 1사 만루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양성우는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짜릿한 2-1 승리를 이끌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비록 상대 투수의 뼈아픈 실수로 따낸 우승이지만 양성우는 그 날의 감격을 결코 잊지 못하며 힘들 때마다 떠올리곤 한다.

중학교 때까지 투수로 활약했던 양성우는 매일 러닝을 해야 한다는 점이 싫어 외야수로 전향, 현재는 동국대 중견수로 뛰며 1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충암 하면 파이팅이죠. 제가 그것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즐기면서 게임을 펼쳐야 보시는 분도 재미있고 또 하는 입장에서도 힘이 펄펄 나잖아요. 그 분위기를 대학에서도 전파하고 있죠."

넉살 좋고 낙천적인 성격의 양성우지만 힘든 고통의 순간도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이미 주전으로 뛰며 하계리그 타격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한 시즌을 보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랐고 1년간 재활에 매달리느라 야구를 접기도 했다.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 현재는 아픈 곳 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정신력의 승리'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마 무인도에 혼자 남겨놔도 살아남을 겁니다. 그만큼 환경 적응도 뛰어나고 위기 대처 능력도 대단하죠." 동료들이 말하는 양성우에 대한 평가다. 작년엔 대학 최고의 우완으로 통했던 김명성(중앙대. 현 롯데)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체격에 비해 빠른 발과 강한 어깨도 양성우의 장점이다. 늘 열심히 뛰고 목이 터져라 동료와 후배를 격려하는 함성도 그의 몫이다.

"고등학교 때 프로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그런데 불러주질 않았어요. 처음엔 화도 나고 속상했었죠.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파워도 더 키웠고 게임 경험도 늘렸잖아요. (드래프트가) 마지막 기회인데 정말 후회없는 경쟁을 펼쳐 이번엔 꼭 웃고 싶어요."

탄탄한 체격에 걸맞게 큰 것 한 방도 충분히 터트릴 수 있는 중장거리형 타자 양성우는 동국대 출신 선배 박한이(삼성)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 오랫동안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잖아요. 저도 그런 외야수가 되고 싶어요. 제 목표는 항상 타율 7할입니다. 꿈은 높게 잡아야죠. 절반만 이뤄도 3할5푼 아닙니까?(웃음)"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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