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산 거포' 김태균(29, 지바 롯데)이 4월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타율 3할 고지에 올라섰다. 시즌 초반 1할대의 타율에 머물렀던 부진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김태균의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공교롭게도 '4번타자' 자리에서 물러난 직후였다. 김태균은 개막 후 일주일 간 치러진 6경기에 4번타자로 출장했다. 그러나 6경기에서 김태균은 23타수 2안타 타율 8푼7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바 롯데 니시무라 감독은 19일 세이부전에서 김태균을 8번 타순에 배치했다. 하위타선에서 부담감 없이 편하게 타격에 임하라는 배려였다. 그리고 김태균은 그때부터 잃었던 타격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19일 8번타자였던 김태균은 이후 계속해서 7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하위타선에 배치된 이후 김태균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23타수 12안타, 타율이 무려 5할2푼1리에 이른다. 하위타선인만큼 타점은 2점에 불과하지만 2루타 2개를 터뜨릴 정도로 장타본능도 살아났다. 지난 27일 오른쪽 손등에 사구를 맞아 2경기를 결장해 우려를 자아냈으나 복귀한 경기에서도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균이 달라진 원인은 선구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부진했던 6경기 23타석에서 삼진 6개를 당했다. 그러나 컨디션을 되찾은 8경기 23타석에서는 삼진이 단 1개에 불과하다. 헛스윙도 눈에 띄게 줄었고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경우도 많다. 이는 곧 철저히 좋은 공에만 배트를 내겠다는 의미다.
이제 김태균에게 남은 것은 홈런포의 손맛을 느껴보는 것과 중심타선에 복귀하는 일이다. 김태균은 아직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7번 타순도 김태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다.
김태균은 전형적인 홈런타자라기보다는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데 가까운 선수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잘 맞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뿐이지 구사하는 스윙도 홈런 스윙과는 거리가 멀다. 배트에 정확히 공이 맞아나기기 시작한 김태균에게 홈런 생산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러난 중심타선에 복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김태균은 8번타자로 출장하기 전 "8번은 야구 인생에서 처음 쳐본다"고 말했다.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하위 타순에 배치된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니시무라 감독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태균을 언제까지고 하위타선에 고정시킬 이유가 없다.
일본 진출 2년째 시즌을 맞는 김태균은 올 시즌 목표로 3할 타율-30홈런을 내걸었던 바 있다. 지금의 타율을 유지하면서 홈런포만 가동한다면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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