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랜만의 실전에서 보여준 강심장의 면모는 여전했지만 점프 실수를 만회하기는 어려웠다.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30일 밤(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8.5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65.91점)과 합쳐 총점 194.5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올 시즌 여섯 대회에 나서 다섯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유지해왔던 안도 미키(일본)였다. 안도는 195.79점을 받아 김연아를 1.29점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4년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김연아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개월 동안 실전 공백을 이겨내기 위해 집중 연습을 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기본점이 10.1점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무사히 해내며 가산점(GOE)까지 받았다면 안도와의 점수차를 벌려놓아 여왕의 귀환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1.5점의 감점은 더욱 뼈아팠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첫 점프 과제를 무사히 해냈지만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에서 토루프를 싱글로 뛰는 실수를 범했고 바로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는 회전수가 부족했다.
'여왕'답게 전체적인 연기는 무난하게 했지만 챙길 수 있었던 가산점을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다양한 배경음악에 안무를 소화하는 능력만큼은 여전히 발군이었다. 쇼트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시즌 선보였던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걸'에서 슬픈 사랑을 연기하는 '지젤'로의 변신은 만점에 가까웠다.
그동안의 피겨 인생에서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의도로 만든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아리랑의 선율에 몸을 맡겼고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에서의 코레오 스파이럴은 우아한 새를 연상시켰다.
후련하게 세계선수권 복귀 무대를 마친 김연아는 앞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할 예정이다. 그 전에 오는 5월 6~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아이스쇼를 통해 국내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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