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한국산 두 거포가 시즌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다.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과 '한국산 바주카포' 김태균이 소속돼 있는 오릭스와 지바롯데가 26일부터 지바 QVC 마린필드에서 시즌 첫 3연전을 벌인다.
이승엽이나 김태균이나 시즌 개막 후 아직까지 제대로 된 거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둘 모두 슬러거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해야 하는 시즌 초반 중요한 시기에 맞상대를 하게 된 것이다.
현재로선 이승엽 쪽이 좀 더 심각하다. 이승엽은 12경기에 출전, 타율 1할5푼8리(38타수 6안타)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6안타 가운데 홈런 1개,2루타 2개가 포함돼 있어 장타력은 여전한 듯 보이지만 18개나 삼진을 당한 데서 알 수 있듯 선구안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타점은 5개.
김태균은 11경기서 타율 2할4푼3리(37타수 9안타)로 이승엽보다 나은 편이지만 아직 마수걸이 홈런이 터져나오지 않았고, 장타도 2루타 한 개를 친 것뿐이다. 삼진은 7개밖에 당하지 않았으나 타점은 4개밖에 올리지 못했다.
어쨌건 둘 모두 팀내에서 용병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타율도 더 끌어올려야 하고, 무엇보다 찬스에서 큰 것 한 방을 쳐내는 해결사다운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 이승엽이 6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 것이나, 개막을 4번타자로 시작한 김태균이 8번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맛보고 최근 7번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자신이나 팬들 모두 불만이다.
다행히 최근 둘은 방망이가 깨어나는 모습을 보여줘 이번 3연전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4일 세이부전에서 모처럼 승리에 보탬이 되는 1타점 2루타를 때렸다. 김태균은 24일 소프트뱅크전에서 무안타에 그치긴 했으나 그 전날까지 4게임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고, 23일 경기서는 시즌 첫 2루타를 날리는 등 3안타 맹타를 휘둘러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승엽이 일본 진출할 당시 소속팀이었던 지바롯데의 홈구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타자가 시즌 처음 만난다. 누구의 홈런포가 불을 뿜을지 지켜보는 것도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흥미거리다. 이승엽은 13일 1호 홈런 이후 담장을 넘기는 타구가 없었고, 김태균은 아직 마수걸이포 신고도 못했다.
참고로, 김태균이 지난해 일본 진출한 이후 이승엽과는 두 차례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이승엽은 요미우리 소속이어서 인터리그 경기에서나 만날 수 있었는데, 결과는 김태균의 완승이었다.
5월 15일 지바롯데-요미우리의 1차전에서는 김태균이 3타수 무안타, 이승엽이 대타로 나와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16일 2차전에서 김태균은 4타수 3안타에 투런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폭발시키며 펄펄 날았고, 이승엽은 3타수 무안타 후 교체되고 말았다. 이후 6월 1, 2일 양 팀은 다시 2연전을 벌였는데 김태균이 이틀 연속 2안타 멀티히트에 또 투런홈런 한 방을 날린 반면 극도의 타격침체에 빠져 있던 이승엽은 출전 기회도 얻지 못했다.
이승엽이 오릭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이제는 같은 리그 소속이 돼 처음 벌이는 김태균과의 맞대결에서는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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