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 "주키치, 보크 통해 많이 배웠을 것"

[한상숙기자] 박종훈 LG 감독이 팀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보크 판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21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했던 주키치는 0-0이던 2회말 1사 1, 3루 박정권 타석 때 1루주자 안치용을 견제하다 보크 판정을 받았다.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지면서 내딛는 오른발을 1루 베이스 쪽으로 정확히 향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어이없는 실점을 한 주키치는 흔들리며 곧바로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주키치는 3회말 무사 1루 정근우 타석에서도 구심과 2루심에게 동시에 보크 선언을 받았다. 세트 포지션에서 양손을 모은 뒤 완전히 정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보크를 범해 안정을 잃었는지, 주키치는 곧바로 정근우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이번에도 점수를 내줬다.

결국 연속 보크 판정으로 흔들린 주키치는 3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강판됐다. 2승 뒤 당한 첫 패배였다.

22일 잠실 KIA전에 앞서 만난 박종훈 감독은 "주키치가 게임을 어렵게 풀어갔다"고 전날 경기를 평하고 "보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누군가를 탓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박 감독은 "정규시즌 전 캠프에서 주키치의 보크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마 심판들 사이에 주키치의 보크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었던 것 같다. 불이익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보크 판정 후 흔들려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한 주키치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기준선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박 감독은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경기를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좋은 투수라면 실책 후에도 자기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