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렇게 허망할 수가 없다. 지켜보는 김시진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갔을 터다. 타자들은 김시진 감독의 우려를 씻고 수없이 출루는 했지만, 이번에는 적시타 실종으로 무너졌다.
넥센은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팽팽한 승부 속에 6회말 1사 1루서 그때까지 마운드를 지키던 선발 김성현의 연속 폭투로 1실점 하는 등 최종 0-2로 패했다. 김성현은 6.2이닝(99구)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 역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만 놓고보면 박빙의 투수전 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지독한 '변비야구'나 다름없었다. 특히 넥센은 득점력이 실종됐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 두산 역시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쳤지만, 불운하게도 넥센이 한 수 위(?)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김시진 감독은 경기 전 넥센 타선의 문제점으로 출루율을 지적했다. 경기 전까지 넥센은 출루율(2할2푼3리)에서 한화(2할9푼9리)보다도 낮은 최하위. 사실상 넥센 타자들은 8개 구단 중 가장 1루를 밟아보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던 셈이다.
김 감독은 이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타순도 의미가 없다. 출루를 해야 작전을 짜든 도루를 시키든 뭘 할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출루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었다. 타자들은 "출루율을 높여라"는 사령탑의 명령은 충실히 이행했지만 이번에는 적시타를 아무도 때려내지 못했다. 그 흔한 희생플라이 하나 뽑아내지 못하면서 넥센은 어이없이 무너졌다.
1회초 1사 1, 3루에서는 강정호가 유격수 뜬공, 알드리지가 삼진으로 돌아섰고 2회초 2사 1, 2루서는 김민우가 포수파울플라이로 돌아섰다. 3회초 1사 1, 2루서도 알드리지가 삼진, 송지만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진루타 하나 뽑지 못했다. 5회초에도 1사 1, 3루에서 강정호가 삼진, 알드리지가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6회초 역시 1사 만루에서 김민우가 삼진, 강병식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절호의 득점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뿐만 아니라 0-2로 뒤진 8회초에는 1루 주자 송지만이 이숭용의 우전안타 때 무리한 쇄도로 3루에서 태그아웃되면서 추격의 불씨조차 꺼뜨렸다.
9회까지 넥센 타선은 9안타 5볼넷을 뽑아냈다. 하지만 돌아온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김시진 감독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고, 경기 후 "몇 번의 찬스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넥센의 잔루는 12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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