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토종 에이스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류현진(한화)과 윤석민(KIA), 김광현(SK)이 기대를 모았던 세 번째 등판에서도 모두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3인방이 아직 시즌 마수걸이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앞선 2번의 선발 등판에서 부진한 피칭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3번째 등판만은 다를 것이라 기대됐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14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며 부활을 예고했지만 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하면서 무너졌다. 경기 도중 표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류현진마저 미간이 찌푸려졌다. '괴물' 류현진의 믿기 힘든 3연패 기록이었다.
KIA 에이스 윤석민은 15일 순위와 타율이 모두 최하위인 한화를 상대로 6이닝 동안 7탈삼진 1볼넷 4실점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3회 강동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격점을 내줬고, 5회 김경언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3-3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8회 KIA 타선이 6점을 뽑아내면서 9-4 역전승을 거둬 패전은 면할 수 있었으나 에이스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은 뒤였다.
16일 넥센전에 등판한 김광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김광현은 4.2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3실점(3자책)한 후 조기 강판됐다. 특히 볼넷을 4개나 내주면서 에이스답지 못한 피칭을 보였다. 이 볼넷은 고스란히 실점으로 이어졌다.
5회말 2사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아내고 있던 김광현이 오윤에게 2루타를 내준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민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3으로 추격당한 김광현은 이후 연속 볼넷 3개를 남발하면서 밀어내기 점수를 허용, 3-3 동점을 만들어줬다. 결국 김광현은 이승호에게 마운드를 넘겨준 뒤 고개를 숙인 채 덕아웃으로 향했다.
세 선수의 평균자책점 역시 모두 5점대를 넘어섰다. 류현진은 8.27로 지난해 1.82의 4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윤석민과 김광현도 각각 7.36, 5.65를 기록, 부끄러운 수치를 이어갔다.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꿴 탓일까.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이후 자취를 감춘 토종 2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를 후보로 꼽히던 대표 에이스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결국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세 선수의 첫 승 신고는 다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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