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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서울과 '안익수'의 부산, 참 얄궂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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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기자] 오는 10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부산 아이파크와 FC서울의 K리그 5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참 얄궂은 만남이다. 지난 시즌 서울의 우승 영광을 함께 했던 이들이 적으로 만난다. 그것도 최악의 상황에서 만나게 됐다. 서로에 대한 좋은 기억을 더듬을 여유조차 없다. 아름다운 이별을 할 때만 해도 서로의 건승을 빌었지만, 지금은 눈앞에서 서로를 무너뜨려야만 하는 운명에 놓여있다.

2010년 서울은 빙가다 감독과 안익수 수석코치 체제 하에 저력을 발휘한 선수들로 환하게 웃었다. 10년만의 우승을 함께 만들어냈고 K리그의 영광을 함께 나눴다. 2010년 우승의 영광을 나눈 후 서울은 빙가다 감독을 떠나보내고 황보관 감독이라는 새로운 수장을 받아들였고, 안익수 수석코치는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취임하며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개막한 올 시즌 K리그에서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서울과 안익수 감독은 나란히 추락의 길을 걸었다.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해 비난의 중심에 섰다. 3라운드까지 무승으로 부진하다 지난 4라운드 전북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K리그 첫 승과 첫 골(상대 자책골 제외)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아직은 모자라다.

부산은 K리그에서 아직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1무3패의 초라한 성적. K리그 16개 팀 중 15위로 밀려나 있는 굴욕. 부산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의 리더십에는 당연히 느낌표 대신 물음표가 붙어 있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과, 서울 코칭스태프 출신 안익수 감독이 있는 부산의 만남. 어제의 동료애는 느낄 여유가 없다. 오직 승리를 위해 무너뜨려야만 하는 적일 뿐이다. 서로가 너무나 절실할 때 만났다.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위용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부산을 침몰시켜야 한다. 앞선 경기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는데 그런 분위기가 단 한 경기에 그치면 서울은 다시 추락의 터널로 들어갈 수 있다. 부산은 시즌 첫 승에 목말라 있다. 안익수 감독은 친정팀을 시즌 첫 승의 제물로 삼으려 한다.

서울은 지난 전북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데얀-몰리나 듀오의 힘을 믿고 있다. 부산은 지난 6일 컵대회에서 광주에 1-0 승리를 거둔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 한다.

영광과 환희를 함께 나눈 안익수 감독과 서울 선수들이 적으로 만나 서로를 겨누고 있다. 부산과 서울전은 그래서 참 얄궂은 만남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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