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현승(두산)이 어깨를 당당히 폈다.
이현승은 6일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1로 리드한 6회말 1사까지 잡은 후 정재훈에게 바통을 넘겼다. 최종 성적 5.1이닝 5피안타(1홈런) 2탈삼진 1실점. 65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개막전(2일 LG전) 0.2이닝 계투 투구 및 컨디션을 감안해 다소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현승의 임무는 무거웠다. 2일 개막전 승리 후 내리 2연패를 당하면서 두산은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 경기 전 김경문 감독도 "오늘만큼은 이겨야지"라며 승리 의욕을 숨기지 않을 정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새용병 라몬 라미레즈의 부진으로 이현승은 힘겹게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만큼 지난해 부진 악몽을 털어내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이현승은 친정팀 넥센을 상대로 선발 임무를 완수해냈다. 1회말 1사 후 유한준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잘 마무리했고, 2회말 2사 후 김민우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고 1실점했지만, 이후에도 차분하게 마운드를 지켜냈다.
4회말에는 오윤을 6-4-3 병살타로 이끌어내면서 위기관리 능력까지 과시했다.
고비는 5회말. 하지만 이번에는 야수의 도움을 받았다. 김민우에게 우익선상을 가르는 2루타를 내주는 등 1사 3루에 몰린 이현승은 김민성의 2루 땅볼을 고영민이 곧바로 홈으로 송구해 3루주자 김민우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줘 위기서 벗어났다. 3-1, 단 2점차 리드 상황에서 자칫 경기의 흐름을 내줄 수 있었지만, 고영민의 홈송구 선택과 포수 용덕한의 완벽한 블로킹으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현승은 이후 6회말 등판해 선두타자 고종욱을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처리한 후 유한준 타석 때 정재훈에게 공을 넘겼다. 임무를 마친 이현승은 교체를 지시하러 나온 윤석환 투수코치와 용덕한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기분좋게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절치부심'하며 비상을 다짐했던 이현승. 일단 시즌 첫 출발은 순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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