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일본 J리그에서 쓴 맛을 보고 돌아온 뒤 K리그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꿈같은 데뷔전이었다.
K리그 막내 구단 광주FC는 5일 오후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 개막전에서 대구FC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승리의 수훈갑은 공격수 박기동(23). 2007년 숭실대 졸업 후 일본 J-2리그 FC기후에 진출해 활약했던 박기동은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입단했지만 한 경기도 뛸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동섭과 투톱으로 나서 대구의 골문을 휘저었다.
경기 후 박기동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관중은 "박기동!"을 연호하며 광주FC의 새로운 별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얼떨떨한 박기동은 최만희 감독의 축하를 받으며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룸에 들어섰다.
박기동은 "중국 상하이 전지훈련에서 발목이 안좋았다.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결국 경기장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라고 먼저 아쉬운 면을 표현했다.
때문에 전반 긴장하면서 경기에 적응하느라 이렇다 할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고, 아픈 발목에 신경도 쓰였던 박기동은 후반 모든 것을 잊고 그라운드에서 뛰는데만 집중했다. 그 결과 두 골이라는 선물이 따랐다.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연 박기동은 "후반에 몸이 풀렸고 첫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경기를 회상했다.
후반 33분 대구FC 유경렬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지 않고 김동섭에게 양보했던 박기동은 "다리에 경련이 나는 바람에 차지 못했다. (김)동섭이가 잘 찰 것으로 믿었다"고 해트트릭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찾아 박기동의 플레이를 세밀하게 관찰하기도 했다. 묘하게도 전후반 180도 바뀐 플레이로 조 감독을 헷갈리게 했던 박기동은 "축구를 하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라고 태극마크에 은근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로 복귀한 아쉬움을 "광주FC에서 확실하게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를 밝힌 박기동은 "한국에서 첫 경기였는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기쁘다"라며 "젊고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서로 잘 이끌어 팀이 잘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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