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사이토시 사이토바라구장. 두산과 야쿠르트 2군의 연습경기가 열린 구장 관중석에는 눈길을 끄는 일행이 있었다. 본부석 뒤 옹기종기 모여 두산을 응원하는 여성팬들이 그 주인공. 이들 일본 여성팬들은 야쿠르트가 아닌 "두산 파이팅"을 외치면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다.
이들은 2009년 미야자키 교육리그서 우연히 두산 선수단을 본 후 베어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 뒤로 전훈캠프 기간 주말마다 두산 선수단을 직접 찾아 선물을 건네는 등 열정적으로 두산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역시 이들은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 일정을 파악하고 직접 구장을 찾아 환호했다. 두산 베어스 후드티에 한글로 쓴 응원보드까지 준비해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에 주변의 일본인들마저 의아한 시선을 보낼 정도. 그리고 이러한 두산에 대한 관심은 한국야구를 좋아하는 계기가 됐고, 이들은 한국의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며 정규시즌 때의 야구정보를 접하고 있다.
가장 연장자인 구라타 아이코 씨는 "선수들이 선배들에게 예의가 바르고, 또 그런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모습에 반했다"며 "난 이재학 선수를 좋아한다. 귀엽게 생겼다"고 웃었다.
"고영민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마에다 시노부 씨는 아들 료스케 군까지 데리고 다니며 두산을 응원하고 있다. 사카에 마나미 씨는 "조르빗슈를 좋아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르빗슈는 조승수를 일컫는 말로 니혼햄 에이스 다르빗슈와 합성해 만든 명칭. 야노 아사미 씨가 좋아하는 선수는 이원석.
이들은 사실 다들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두산을 좋아하면서 경기장서 마주치는 일이 잦았고, 이제는 절친한 친구사이가 됐다. 이날 연습경기를 지켜보는 동안 이들의 카메라는 쉼없이 찰칵찰칵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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