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클럽으로 손꼽히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무릎을 꿇었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런 팀 패배 속에서도 리오넬 메시(24)는 단연 빛났다. 역시나 메시다웠다.
바르셀로나는 17일 새벽(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비야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아스널의 반 페르시와 아르샤빈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팀 패배 속에서 플레이가 빛나기는 힘들다. 그런데도 메시는 밝은 빛을 냈다. 왜 그를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하는지 증명하는 경기였다. 바르셀로나의 모든 공격은 메시의 발에서 시작했고 메시는 그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했다.
아스널은 메시의 질주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스널이 승리하기는 했지만 메시 봉쇄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메시 방어에만 집중하다보면 다른 선수에게 골을 허용한다는 법칙을 아스널 역시 깨지 못했다. 아스널은 메시가 공을 잡자 4~5명의 선수들이 둘러쌌다. 바르셀로나의 다른 선수들에게는 항상 공간이 열려 있었다. 그러자 메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좁은 공간 사이를 가르며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넣었다.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은 그렇게 터졌다. 전반 25분, 메시는 문전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자 아스널 수비수들은 모두 메시에게만 집중했다. 무려 5명이 메시를 에워쌌다. 메시는 반대편에 자유롭게 있던 비야에게 킬패스를 찔러넣었고, 비야 앞에는 골키퍼만이 남아 있었다. 비야는 여유롭게 슈팅을 때리며 첫 골을 뽑아냈다.
이 장면뿐만 아니다. 전반 35분에도 메시는 수비수 4명이 둘러싼 상태에서 페드로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찔러넣었다. 페드로 역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페드로의 슈팅은 골키퍼가 선방했고, 이어 달려든 메시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메시에게만 집중하다 아스널은 이렇게 또 위기를 맞았다.
아스널은 메시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시는 전반 14분 질풍같은 스피드를 자랑하며 비야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속이며 왼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메시가 머리를 감싸쥘 만큼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반 22분, 후반 22분 메시는 위력적인 슈팅을 멈추지 않았다.
메시는 메시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수들을 몰고 다니며 킬패스를 찔러넣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의 능력을 뽐냈다. 또 연신 빠른 움직임에 이은 위력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아스널을 두드렸다.
이번 경기에서는 메시에게 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다. 따라서 아스널은 1차전 승리에 여유를 부릴 수 없다. 2차전이 남아 있고 승리를 위해서 더욱 단단하고 치밀한 '메시 방어법'을 들고 나와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메시를 그대로 놔둔다면 아스널의 8강행은 보장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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