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조총련계 재일교포(자이니치) 4세로 북한까지 정체성이 걸쳐있는 일본 축구대표팀 이충성(일본명 리 타다나리)이 가장 극적인 골을 넣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충성은 30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킹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 환상적인 왼발 발리 슈팅으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일본의 1-0 승리와 우승을 이끌었다.
연장 전반 8분 마에다 료이치와 교체돼 투입된 이충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은 조별리그 요르단과 1차전에 후반 교체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줄곧 벤치를 지켰다.
측면 공격수인 이충성은 마에다는 물론 오카자키 신지, 가가와 신지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시선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나 호주와 결승전에서 이충성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훌훌 날려버렸다. 나가모토 유토가 왼쪽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12분 동안 뛴 이충성은 2.737km를 소화하며 단 한 번 찾아온 슛찬스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충성은 지난 2004년 도쿄FC를 통해 J리그에 입문했다. 2004년 한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에도 발탁됐으나 어눌한 말투로 '반쪽바리' 소리를 들으며 제대로 적응을 못한 뒤 일본으로 귀화해 대표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11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발판으로 '블루 사무라이'의 일원이 됐다.
결승전 뒤 국내 취재진과 만난 이충성은 애매한 위치에 있는 자신에 대한 시선을 달리 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나는 한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 아닌, 축구선수로서 이 자리에 있다"라고 여러 의미를 담은 말로 호소했다.
심적 고통을 참으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이충성은 "나를 믿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대회에 나섰고 마지막에 골을 터뜨리며 정말 좋았다"라고 기쁜 감정을 마음껏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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