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다 출전 기회를 얻자 '이등병' 최효진(28, 상주 상무)은 야생마처럼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비록 후반 45분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뛰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다.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 오른쪽 풀백 최효진의 경쟁자는 '차미네이터' 차두리(31, 셀틱)다. 탄탄한 신체 능력을 앞세운 차두리와 기술이 좋은 최효진은 자연스럽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2차전까지 출전 기회가 없었던 최효진은 18일 열린 3차전 인도전에서는 차두리의 경고누적을 우려한 조광래 감독의 선수 기용으로 후반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최효진은 기회가 왔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갖고 혼신의 힘으로 빗줄기가 퍼붓는 잔디를 뛰어다니며 한국의 4-1 승리에 공헌했다.
하루가 지난 19일 알 와크라 연습구장에서 만난 최효진의 표정은 너무나 밝았다. 그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물음표였는데 인도전을 치른 뒤 느낌표로 바뀌었다"라며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임을 자신했다.
8강 이란전은 최효진에게 특별하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70분을 소화하다 차두리와 교체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0-1로 패했던 당시 현장에 있었던 최효진은 "작년과 많이 달라졌다. 이란이 기존 멤버가 그대로 있어 정체됐다면 한국은 세대교체 등으로 발전했다. 선수들의 기량이나 조직력이 좋아진 만큼 승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란에 대한 자신감은 경고 누적을 우려해 인도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이정수(31, 알 사드)라고 다르지 않았다.
이정수는 "이란은 호주보다 힘이 약하다"라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란보다 한국이 8강전까지 휴식일이 하루 더 많다는 점을 내세우며 "하루를 더 휴식하는 것이 이란과의 8강전에 유리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역대 스물다섯 번의 이란과의 겨루기 중 두 차례에 나서 1무1패를 경험했던 이정수는 "(개인적으로) 이란과 상대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준비를 잘했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수비 안정이 최선이다. 전체 수비의 리더격이 된 이정수는 "이번 대회 들어 상대에 페널티킥을 준 것 외에는 특별한 실수가 없었다. 위험지역에서의 수비는 기다려야 한다"라며 나름대로 이란 봉쇄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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