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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어메이징 카타르]신이 내리는 축복, 한국이 더 많이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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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인도의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 18일(이하 한국시간), 도하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주심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호각이 울리자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취재석에는 대형 비닐이 덮였지만 경기를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밀어내야 했습니다. 그나마 지붕이 빗줄기를 조금 막아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요.

그라운드를 누비는 태극전사들은 상대가 몇 수 아래인 인도지만 빗속 미끄러워진 그라운드 때문에 일반 경기와 비교해 체력 소모가 심했을 겁니다. 8강을 앞둔 묘한 시점에 내린 비라 선수들의 빠른 체력 회복이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4-1로 승리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슈퍼 탤런트' 손흥민(함부르크SV)에게 빠른 회복의 비결을 물어보니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잘 먹고 잘 자야'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손흥민은 이날 데뷔골을 넣었으니 비를 흠뻑 맞았어도 몸 상태는 최상이었을 겁니다.

열사(熱沙)의 땅 카타르는 주로 12월과 1월에 강우가 집중된다고 합니다. 올 겨울은 지난해 12월 중순 잠시 비가 내린 뒤 한 달 가까이 선선한 날씨가 계속됐다고 하네요.

때문에 카타르인들은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고 합니다. 물부족 국가인 카타르는 바닷물을 담수화해 식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비가 '신이 내리는 축복'이라고 한다네요.

그래서인지 인도전에서는 거세게 빗줄기가 퍼붓는데도 카타르 축구팬들은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관중석에서 떠나지 않고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 관중은 하늘로 두 손을 들어 주문같은 것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물론 신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기도였겠지요.

경기장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우산 없이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축복을 받으려는 모양입니다.

비가 계속된다는 일기예보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일 새벽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D조 1위 이란도 비를 맞으며 경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바로 한국의 8강전 상대입니다.

한국에 약간의 희소식이라면, UAE가 이란을 잡을 경우 조2위로 8강에 진출할 실낱같은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입니다. UAE가 이란의 체력 소모를 유도하며 괴롭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에게는 '축복의 비'보다는 '악몽의 비'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는 며칠간 더 내릴 모양입니다. 카타르를 대표하는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기상예보에 따르면 8강전이 열리는 22일까지 비가 산발적으로 계속 내린다고 하더군요. 기사를 작성하는 지금도 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가 어느 팀에 득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같은 비를 맞더라도 신의 축복을 한국이 더 많이 받았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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