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부터 남해에서 훈련을 진행해왔던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1일 오후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훈련을 위해 출국했다.
황병일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 8명을 포함한 총 38명의 선수단은 오전 8시 광주에서 출발, 정오 무렵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입국수속을 마친 뒤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KIA 선수단은 다음달 24일까지 미야자키 휴가시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체력훈련과 기술 및 전술훈련 등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은 챙겨온 짐을 빠트리지 않고 수하물 수속을 하느라 분주했는데 짐을 부치는 것은 입단 초년생인 신인들의 몫이었다. 이번 마무리훈련에는 2011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지명된 홍건희(화순고. 우완투수)를 비롯해 3라운드 윤정우(원광대. 외야수), 7라운드 박기철(광주일고. 우완투수)등 3명의 신인이 포함돼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이들 세 명 중 윤정우와 박기철은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 출국 준비 중이던 이들을 만나 일본 훈련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를 들어봤다. [이하 인터뷰 전문]
▲ 윤정우 (광주일고-원광대, 우투우타 외야수. 188cm 85kg)
-새 팀에 대한 느낌이 궁금하다. KIA 팀 분위기는 어떤가?
"다른 구단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팀은 위계질서가 잘 잡혀 있는 편인 것 같다. 선배에 대한 예의가 깍듯하다. 처음엔 기도 펴지 못하며 주눅이 들었는데 그 때마다 광주일고 출신 선배님들이 힘내라며 격려도 해주시고 많이 챙겨주셨다. 동문이 많다는 것이 팀 적응에도 큰 도움을 주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모두 잘 해주신다. 김상훈 선배님은 내게 열심히 하라며 방망이도 선물해주셨다."
-남해캠프의 훈련내용은 어땠는지?
"정말 힘들었다.(웃음) 기말고사가 중간에 잡혀있어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합류했다. 이번 달 6일부터 참가했는데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피도 날 정도로 훈련 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매일 배팅볼을 천 개 넘게 쳤다. 대학에서도 나름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는데...(웃음) 야구를 시작한 이래 지금처럼 많은 훈련을 받은 건 처음이다. 프로니까 자율적인 면이 있지 않을까 상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웃음)"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올 초 춘계리그에 나설 때만 해도 90kg까지 나가기도 했는데 시즌을 마칠 땐 5kg이 줄었고 지금은 더 줄어 82kg이다. 아무래도 운동량이 많아 살 찔 틈이 없었던 것 같다. 겨울이면 살이 오르는 편이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강화해 체중을 늘릴 계획이다."
-야수로서는 꽤 높은 순번인 3라운드(전체 24번)에 지명됐다. 또 신인 야수로 유일하게 전지훈련에 나선다.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출국을 앞두고 한동안은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지금은 담담하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은 타격, 수비 모두 부족하다. 공수 실력을 두루 키워 돌아오고 싶다. 신인답게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
-유독 올 시즌엔 대졸 외야수 중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서도 우타자 중 가장 높은 순번으로 입단했다. 내년 시즌 목표를 밝힌다면?
"전체 외야수 중에는고종욱(넥센 3라운드, 전체19번) 정진기(SK 3라운드, 전체23번) 다음으로 3번째다. 둘 다 좌타자지만 나보다 앞서 지명을 받은 만큼 꼭 이기고 싶다. 특히 대학선발로 함께 생활하기도 했던 친구 (고)종욱이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웃음) 내년엔 2군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험을 쌓아가면서 1군 무대를 노려보겠다."
▲ 박기철 (광주일고, 우완투수, 192cm 95kg)
-일본 전지훈련을 떠나는 소감을 밝혀 달라.
"개인적으로 외국엔 처음 나간다. 설레고 흥분된다.(웃음) 9월 중순부터 팀에 합류해 두 달이 지났다. 광주일고도 훈련량이 꽤 많은 편인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 좀 더 체계적으로 스케줄에 맞춰 전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1년을 유급해 다른 고졸 신인들보다 한 살이 더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1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해서 1년 재활을 했다. 팀(광주일고)에 좋은 투수들이 많아 등판 기회가 적었다. 그래서 프로보다는 대학으로 마음을 정하고 있었다. 지명을 받을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더군다나 고향팀에서 뛰게 되어 너무 좋다."
-부상으로 게임에 나서지 못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았을 것 같은데.
"작년엔 (심)동섭이와 (유)창식이가, 그리고 올해는 창식이랑 (이)정호가 많이 던지면서 팀 성적을 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손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서 내몰리는 느낌이라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아픈 가운데서 무리하게 많이 던지지 않고 충분히 몸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선 만족한다."
-지명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월등한 체격조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아프지 않다. 9월 중순부터 팀에 합류해 두 달 정도 훈련을 해왔다. 아직 마운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기술을 키워야 한다.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나왔다. 좀 더 스피드를 늘리고 싶다. 일본 니혼햄의 다르빗슈 유가 나의 롤모델이다."
-내년 시즌에 대한 목표는?
"부상 없이 전지훈련을 잘 마치고 스프링캠프도 따라가서 내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 2군 게임에서 10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 아직 보직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던져 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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