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혜택은 보너스일 뿐이다. 난 국가대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당당히 금메달이 목표라고 밝혔던 추신수(클리블랜드).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상을 보면 그가 병역혜택을 '받았다'고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스스로 이끌어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한국은 19일 저녁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 1'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대만과의 일전에서 3회에만 4득점, 점수 차를 벌린 뒤 이를 끝까지 지켜내 9-3으로 승리했다. 중반 대만의 추격에 잠시 진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한국은 추가득점으로 쐐기를 박고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전 전승 금메달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9전 전승 금메달에 버금가는 짜릿함을 다시 한 번 맛보게 한 대목.
특히 이번 대회 대표팀에는 병역미필 선수가 11명이나 참가해 금메달에 대한 의미가 더욱 컸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돼 미필 대표선수로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역시 다를 바 없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을 달성한 추신수는 이제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기 때문에 병역 문제를 해결항 경우, 연봉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추신수로서는 사실 애타게 금메달을 원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추신수는 금메달을 앞장서 견인하면서 병역혜택까지 얻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돌아보면 추신수의 활약상은 무서울 정도다. 태극마크를 달고 추신수는 5경기서 무려 12타수 8안타, 타율 6할6푼7리에 3홈런 11타점 6볼넷 2사구를 기록했다.
대만과 예선전 2타석 연속 투런포나 중국전 낮게 깔린 공을 걷어올리며 잡아당긴 홈런은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상대투수들은 추신수만 나오면 도망가는 피칭으로 일관했고, 타석에 서 있는 그에게서는 카리스마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초반 2타점을 올리면서 추신수는 메이저리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야구팬들은 예전 국제대회서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씩 터뜨린 이승엽을 두고 '병역브로커'라는 별명까지 지어줬다. 그리고 이제 추신수를 보고는 '셀프브로커'라고 부르고 있다. 그만큼 추신수의 아시안게임 활약상은 대단했다. 추신수는 오로지 실력 하나만으로 스스로 큰 혜택을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