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28, 광주 상무). 축구 전문가나 팬들은 그를 '소리 없이 강한 선수'라 부른다.
'소리 없이 강한'이란 표현이 김정우처럼 잘 어울리는 선수가 국내에 또 있을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선수,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선수, 몸을 내던져가며 투지를 불사르는 선수. 김정우는 이렇게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다.
15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 한국은 3-0 대승을 거뒀다. 태극전사들이 다 잘했지만 특히 김정우가 가지고 있는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와일드 카드로 선택된 김정우. 홍명보 감독이 왜 김정우를 선택했는지, 김정우 스스로가 몸소 증명한 경기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김정우는 공격과 수비 모두 활발한 모습을 선보였다. 팀의 맏형으로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공격 가담, 적극적 수비 모두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악착같은 수비로 중국의 역습을 틀어막던 김정우는 전반 20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수비에 집중하던 김정우가 문전까지 달려가 소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대 오른쪽에서 조영철이 크로스를 올리자, 김정우가 달려들며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소리 없이 강한 김정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해외 언론들이 김정우를 한국 대표팀 최고의 선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의 감독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하나로 꼽는 선수가 바로 그다.
모두가 인정한 김정우의 힘이 24년 만에 한국 대표팀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끌고 있다. 홈 텃세 등으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던 중국전이 김정우의 선제골이 기폭제가 돼 한국은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제 정상까지는 8강, 4강, 결승 단 세 경기만 남았을 뿐이다. 김정우의 소리 없이 강한 힘은 앞으로도 필요하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 카드로 뽑힌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 시선도 김정우의 등장으로 인해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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