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무가 뿌린 고춧가루를 제대로 맞은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멍한 표정으로 인터뷰룸에 들어섰다. 이겼다면 2위 FC서울과의 격차를 줄이며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두 배가 됐다.
성남은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 상무와의 '쏘나타 K리그' 28라운드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47점을 획득한 성남은 자력으로 2위 탈환은 어렵게 됐다. 31일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를 치르는 서울이 비기기만 해도 2위를 확정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아쉽다"라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나갔는데 라돈치치, 조재철, 김철호, 홍철 등이 부상 및 경고누적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등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서 흔들린 것 같다"라고 애석함을 숨기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직행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린 2위를 사실상 포기한 신 감독은 남은 경기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FC서울, 경남FC와 두 경기가 남았다. 조직력을 극대화해서 이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11월 13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조바한(이란)과의 결승전 때문이다. 상승세가 이어져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능하다고 전한 신 감독은 "두 경기를 우리 스타일로 이끌어 사기를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끝으로 상무에서 전역해 성남으로 복귀하는 최성국은 '승리' 행진의 열쇠다. 챔피언스리그에는 규정상 나서지 못하지만 정규리그와 이어지는 6강 플레이오프에는 나설 수 있다. 신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열심히 해준 것은 보기 좋았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최성국이 프로다움으로 군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을 칭찬했다.
이어 "최성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개인기가 있다. 서울전부터 우리 팀에서 뛰는데 천군만마를 얻었다"라고 즐거워한 뒤 "훈련을 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고민하겠다. 6강 PO에 올라가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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