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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년 특별인터뷰]정성룡, NO.1이 되기까지③ 이운재의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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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달자마자 정성룡은 허정무호 주전 골키퍼로 당당히 섰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상 한 번 주전이 되기 시작하면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허정무호 출범과 함께 주전으로 자리잡은 정성룡. 그의 앞에 장밋빛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국가대표 정성룡은 허정무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하지 못했다. 정성룡의 활약하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한 허정무호에 대한 비난이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였다. 정성룡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골키퍼의 '전설' 이운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전이 끝난 후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는데 2-0이 된 상황에서 너무 쉽게 실점했다. 이운재가 징계를 받아서 못 나오는데 어느 시점이 되면 대한축구협회에 건의를 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이운재가 필요하다고 피력할 정도였다.

2008년 11월. 음주파문으로 징계를 받고 있던 이운재는 사면됐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11월15일에 열린 카타르와의 평가전. 이운재는 1년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골키퍼 장갑을 꼈다.

국가대표에 복귀한 이운재.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경기를 지배하는 카리스마, 골문에서의 안정감, 수비수들을 지휘하는 노련함. 정성룡이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교롭게도 이운재가 복귀하자 허정무호의 성적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허정무호의 주전 골키퍼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이운재였다.

정성룡 입장에서는 가슴 아픈 기억일 수 있다. 주전 골키퍼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도 감독이 징계 중이던 골키퍼의 이름을 거론했고, 징계가 풀리고 돌아오자마자 정성룡의 자리는 온데간데없었다. 굴욕일 수 있고 좌절감을 느끼거나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성룡은 그리 상처를 받지 않았다. 이운재가 돌아와 대표팀이 살아나니 오히려 더 기대를 했다고 한다.

정성룡은 "당시 내가 많이 부족했다. (이)운재 형이 오면 골키퍼의 수준과 함께 팀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팀에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운재 형이 돌아온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다. 전혀 섭섭하거나 서글픈 생각은 없었다. 운재 형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는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며 이운재 사면 논란 당시 가졌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NO.1 골키퍼 이운재가 돌아왔다고 해서 정성룡이 이운재만 믿고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은 땀을 흘리다 보면 언젠가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있었다.

정성룡은 "(이)운재 형이 뛰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내게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했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님이 기회가 언제 올 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고 습관처럼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운재의 독주는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때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역시 이운재의 무대일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던 중 2010년 4월. 월드컵을 2개월여 앞둔 시기에 한국의 K리그에서는 이운재 경기력 논란이 불거졌다.

<④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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