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 2차전이 싱겁게 판가름났다. SK는 지난 15, 16일 '안방' 문학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조리 쓸어담고 단숨에 'V3'의 절반고지에 입성했다.
SK는 18일~19일 대구서 열리는 3, 4차전서 일찌감치 시리즈를 끝낼 수 기회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핵심 요소는 '실전 감각'이었다. 1차전 돌입 직전 김성근 감독의 불안감과 선동열 감독의 자신감은 바로 선수단의 실전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는 푹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하며 일전을 준비했다. 그만큼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시즌 내내 에누리없이 등판한 투수들은 어깨의 피로까지 모두 풀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만큼 선수들의 실전감각이 무뎌져 김성근 감독은 이를 걱정하며 시리즈에 임했다.
삼성은 반대의 경우였다. 두산과의 치열했던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면서 매섭게 달아오른 선수들의 실전감각은 '비룡군단'과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였다. 체력소진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감각을 두산과의 '지옥PO'를 통해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동열 감독과 플레이오프 MVP 박한이는 '문학행 티켓'을 확정한 후 이 점을 언급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SK 선수들은 물오른 피칭과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삼성을 압도하며 2승을 챙겼다.
1차전에는 김광현의 조기강판 속에서도 후반 화력이 폭발하며 9-5로 재역전승을 챙겼고, 2차전에서는 최정의 연타석 및 박경완의 솔로포로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실점후 등판한 계투진들은 싱싱한 어깨로 삼성의 추격을 원천봉쇄했고, 걱정했던 타선은 정규시즌보다 더욱 매섭게 터졌다.
김성근 감독은 1, 2차전 승리 후 "실전감각이 무뎌져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까지 언급했다.
반면 삼성은 피로에 지친 투수진들은 차치하더라도 감각을 끌어올렸다던 타선이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특히 2차전에서는 2회초 이영욱의 1타점 적시타 외에는 득점타가 전무했다. 득점 기회는 수 차례 일궈냈지만, 타선 전체가 SK의 좌완진에 넉다운 당했다.
선동열 감독은 1, 2차전 패배 후 허탈하게 웃는 것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1차전 패배는 "모든 게 내탓", 2차전 패배는 "좌완투수들을 공략 못했다"고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SK와 삼성의 실적감각이 엇갈리면서 두 차례의 승부는 손쉽게 판가름났다. 김성근 감독은 미소를, 선동열 감독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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