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삼성)가 일을 저질렀다. 패배를 예감하던 만원 홈관중은 박한이의 우중월 역전 스리런포에 열광했다. 대구구장은 한밤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박한이는 7일 대구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톱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3-5로 뒤지던 8회말 2사 1, 2루서 우중월 스리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6-5 짜릿한 재역전승을 견인했다.
그야말로 '영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이날 삼성은 3회말 선취 2득점한 뒤 두산의 벌떼마운드 공세에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 홍상삼의 3.1이닝 2실점 투구 후 일찌감치 이현승을 올렸고 그후 임태훈, 왈론드, 고창성, 정재훈까지 매이닝 투수 교체를 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삼성의 고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와중에 8회말 삼성이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진갑용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것. 게다가 타구가 고창성의 왼팔뚝에 맞아 긴급히 정재훈이 마운드에 올라오는 상황이 됐다. 이후 삼성은 대타 박진만의 삼진 후 이영욱과 김상수의 연속안타로 1득점과 동시에 2사 1, 2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박한이가 타석에 섰고, 그는 볼카운트 0-2에서 정재훈의 높은 포크볼(128km)를 그대로 걷어올려 우중간 관중석에 떨어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단숨에 6-5로 역전되면서 대구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미친 듯이 박한이를 연호했다.
사실 지난 6일 미디어데이서 선동열 감독은 "박한이가 잘 해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1차전서 선 감독은 박한이를 톱타자로 내세우면서 중용했다. 박한이는 그런 사령탑의 기대에 100% 부응한 셈이다.
경기 후 박한이는 "정재훈 선수의 포크볼이 떨어져야 하는데 떨어지지 않았다. 실투였고 그래서 홈런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며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이겼구나 싶었다"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후 박한이는 "오늘 경기서 차우찬 투수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더라"며 "하지만 내일부터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한이는 "삼성은 불펜이 막강하다. 야수들도, 감독님도, 코치님도 모두 타선에서 3-4점만 내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그러한 부분에서 1점만 리드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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